창원 벤처기업-대기업 출자사 ‘의료기기 핵심기술 탈취’ 공방

박준혁 2025. 6. 1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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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한 벤처기업이 대기업이 출자한 회사로부터 기술을 탈취당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창원에 소재한 의료기기 전문 기업 엠텍글로벌㈜(대표 권수범)은 최근 자사 기술이 유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권수범 엠텍글로벌 대표가 본인들이 개발한 산소포화도 측정기 'MTECOX-01'(왼쪽)의 기술력을 휴이노가 탈취해 '메모 밴드(오른쪽)'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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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한 벤처기업이 대기업이 출자한 회사로부터 기술을 탈취당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창원에 소재한 의료기기 전문 기업 엠텍글로벌㈜(대표 권수범)은 최근 자사 기술이 유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달 서울에 위치한 휴이노라는 회사가 산소포화도 측정 의료기기 ‘메모 밴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는 기사를 접하면서였다.
권수범 엠텍글로벌 대표가 본인들이 개발한 산소포화도 측정기 ‘MTECOX-01’(왼쪽)의 기술력을 휴이노가 탈취해 ‘메모 밴드(오른쪽)’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수범 엠텍글로벌 대표가 본인들이 개발한 산소포화도 측정기 ‘MTECOX-01’(왼쪽)의 기술력을 휴이노가 탈취해 ‘메모 밴드(오른쪽)’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엠텍글로벌은 웨어러블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무선(소형)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9년간 약 80억원을 투자해 블루투스 통신 기반 무선 산소포화도 측정 의료기기를 개발했고, 2023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획득했다.

허가 과정 중 심전도 측정기기 제조기업 휴이노로부터 “심전도 및 산소포화도 측정 통합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업을 원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휴이노는 유한양행이 출자해 2대 주주로 있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다. 엠텍글로벌은 계약에 따라 자사 제품의 성능평가 자료와 식약처 승인 임상시험계획서 등 문서를 휴이노에 제공했다. 엠텍글로벌은 문서에 핵심 기술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2022년 7월부터 12월까지 20여 회에 걸쳐 기술 협의, 자료 제공, 제품 테스트 등이 이뤄졌다. 그러나 휴이노는 엠텍글로벌 제품의 의료기기 허가 지연 등을 이유로 협업을 중단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휴이노가 엠텍글로벌의 제품과 유사한 산소포화도 측정 의료기기를 개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엠텍글로벌은 휴이노가 비밀유지계약을 통해 공유된 기술력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권수범 대표는 “누가 봐도 양사 제품이 똑같다. 휴이노에 제공한 성능 테스트 및 제품 개선을 위한 기술 문서는 비밀유지계약(NDA)으로 보호되는 정보”라며 “휴이노가 5월에 선보인 제품은 당사 제품의 구조와 기술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출자 회사의 중소기업에 대한 명백한 기술 침해이며, 도덕적 해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엠텍글로벌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피해액이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권 대표는 “개발을 위해 10여년간 수십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유한양행이 출자한 휴이노가 핵심 기술을 탈취해 3년여만에 제품을 개발한 상황”이라며 “큰 회사가 쉽게 기술을 가져가는데 누가 지역에서 사업을 하겠냐”고 토로했다.

휴이노 측은 자체 기술로 제품을 개발했다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휴이노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과거 엠텍글로벌과 NDA를 체결해 해당 기기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임상 단계 및 납품 일정 등 핵심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협업을 중단했다”며 “검토 과정에서 받은 자료에는 핵심 기술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블루투스 통신 방식에 관한 질의·응답 역시 일반적인 확인 절차였다. 기술 탈취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엠텍글로벌만의 독자적인 기술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이미 많이 공개되어 있다. 외형적인 부분이 같다고 하면 타 회사 제품들도 다 비슷한 상황이라 납득할 수 없다”라며 “법적 대응에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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