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선제 조치에 북한 호응…9·19 군사합의 복원 추진 전망도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지속 중인 북, 명시적 언급 어려워
이 대통령 “남북 대화 채널부터 빠르게 복구하도록 노력”

북한이 12일 남쪽을 향해 확성기 소음 방송을 송출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전날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조치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진다면 정부가 남북 9·19 군사합의 복원까지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밤 서부전선에서 대남 방송이 들린 이후 소음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선제 조치에 어느 정도 화답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출범 일주일 사이에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청과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등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공약을 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019년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된 군사합의는 남북이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지상·해상·공중에 완충지대를 설정해 군사활동을 금지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정부가 군사합의 조항 일부만 복원한 뒤 북한의 반응에 따라 확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해상 접경지역에서 훈련을 중단하는 조항만을 우선 발효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연평도·백령도에서 포사격 훈련을 멈추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군사합의를 다시 발효해도 북한이 군사합의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사합의의 정식 명칭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이다. 판문점선언은 남북이 2018년 판문점에서 도출한 합의로 ‘민족’과 ‘통일’ 등 표현이 담겼다. 남북은 한민족이고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민족·통일 지우기’ 작업을 지속했다. 북한이 군사합의 재이행을 선언하면 두 국가 기조를 부정하는 꼴이 된다.
정부가 군사합의를 복원하기 전에 북한에 사전 협의를 제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북한에 군사합의 복원 의사를 타진하기 위한 군사회담 등 대화를 제안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정부가 합의를 복원해도 북한이 두 국가론 때문에 당장 호응하지는 않고 상황을 더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군사합의를 되살린다면 북한이 (군사합의 언급을 하지 않더라도) 내용 면에서는 이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3년 4월부터 끊긴 남북 간 각종 연락 채널의 재가동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6·15 정상회담 25주년 기념식 축사(우상호 정무수석 대독)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위기관리 체계를 하루빨리 복원하겠다”며 “남북 대화 채널부터 빠르게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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