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청주시 ... 근거도 없이 공사비 지급했나
시 “처음부터 없었는지 분실했는지 몰라” 전임자 책임 전가
원청·하청 공사비 갈등에 법원공탁 걸고 ‘나몰라라’ 뒷짐

[충청타임즈] 공사가 끝난 뒤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받아 두어야 할 서류가 없는 황당한 일이 청주시에서 발생했다.
원청과 하청업체 간 분쟁으로 떠넘기며 미지급 공사 대금을 법원에 공탁한 뒤 뒷짐을 지고 있어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청주시와 해당 건설업체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0년 청주공공하수처리시설 차집관로 개량사업을 발주했다.
공사비가 169억원인 이 공사는 A·B건설이 공동 수주해 1차분 상·하수도 공사를 C건설에 19억원에 하도급 계약을 맺고 줬다.
C건설은 1차, 2차, 3차로 나눠 공사를 한 뒤 2차 준공부터 3차분 공사 대금 약 36억원 지급을 원청에 요청했다.
하지만 원청은 변경계약이 없고 3차분 시공에는 C건설이 참여하지 않았다며 공사대금 지급을 거부해 C건설과 분쟁이 시작됐다.
C사는 변경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3차분 공사에서 원청의 지시를 받아 공사를 했다는 주장이고 시와 책임감리도 일부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원청과 하청업체가 공사대금을 두고 갈등을 빚자 시는 2차분 준공금 이후 공사비 약 100억원 중 원청과 다른 하도급 업체 등에 88억을 지급한 뒤 12억2500여만원은 지급하지 않은 채 지난 2022년 12월 공사를 준공했다.
시는 미지급 공사비 12억2500여만원을 2023년 6월 법원에 혼합공탁(공탁의 이유가 2개 이상 섞여 있는 공탁)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인 C건설은 결국 부도가 났고, C건설로부터 8억9600만원의 채권이 있는 D사는 법원으로부터 공탁금에 대해 압류 및 추심 명령을 받아 출금을 시도했으나 시가 혼합공탁 해소문서(C건설 미지급 기성확인)를 요구해 출금을 못했다.
출금이 계속 지연되자 D사는 결국 논란이 되고 있는 C사의 3차분 공사 사실 확인에 직접 나섰다.
D사는 법원의 사실확인 조회를 통해 시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해 확인한 결과 2차 준공부터 3차분의 대금 청구서는 있지만 공사 내역을 확인할 서류가 시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통상 지자체 발주 공사의 경우 공사가 끝나면 공사 감독관이 준공검사를 확인한 뒤 감독조서를 작성해 시 회계 담당자에게 넘기면 시공사는 대금 청구서를 제출한 뒤 대금을 지급받는다.
그런데 이 공사는 2차 준공 시 받았어야 할 서류 중 준공검사원은 있지만 기성내역서, 청구서, 선지급 내역서가 시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업무 담당자는 해당 서류를 애초부터 받지 않은 건지 보관하다 분실한 건지는 확인이 안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청과 하청업체간 분쟁의 핵심인 2차 준공부터 3차분 공사에서 C건설이 실제 공사를 했는지 확인이 사실상 힘들게 되면서 공탁금은 2년째 법원에 묶여 있는 상태다.
현재 D사는 C건설을 대신해 원청인 B건설을 상대로 혼합공탁금 출금 청구 소송을 벌이고 있다.
D사 관계자는 "공사 관련 서류가 없다는 것은 공사 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대금을 지급했다는 황당한 경우가 된다"며 "시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를 통해 사실을 입증해보려고 했지만 어렵게 돼 이제 공탁금을 찾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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