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인사기획관 “김용현 취임 직후 문상호 유임 지시, 이례적 조치였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자신이 장관에 취임한 직후 국군 정보사령부 내 여러 갈등으로 보직 해임 위기에 있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현 보직을 유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국방부 직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날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로부터 여러 번 제지를 받고도 검찰의 신문이 “엉터리”라고 반발해 법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2일 12·3 불법계엄을 사전 기획하고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 점거 및 선관위 직원 체포 등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육군 대령 사건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선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과 오영대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검찰 측 신문에서 오 기획관은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해임되기 1~2주 전쯤 ‘문 전 사령관에 대해 보직해임 등 인사조치를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오 기획관은 “(이후) 김 전 장관이 취임한 뒤 1~2주 후에 장군 인사를 보고할 때 ‘문 전 사령관의 보직을 유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이례적이고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 명단 해외 유출과 부하와의 갈등 등으로 보직 해임을 당할 위기에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문 전 사령관이 경질되지 않은 배경에 계엄 관련 임무를 맡기려는 김 전 장관의 의도가 깔려 있었다고 의심한다.
이날 증인신문은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검찰의 신문사항은 엉터리”라며 반발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 부장판사가 “양측의 신문이 진행 중일 땐 말을 끊지 말아달라” “주신문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며 여러 차례 제지했지만 변호인단은 이의제기를 멈추지 않았다.
검찰이 신문 초반에 ‘증인은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뭐라고 생각했냐’고 묻자 변호인들은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지 부장판사가 “증인이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변호인단은 검찰의 신문 도중 “유도신문 하지 말라”며 언성을 높이는 등 검찰 측과 1시간 넘게 언쟁을 벌였다.
최근 재판부는 김 전 장관 등 재판에서 공개 증인신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차 공판에선 정보사의 군사기밀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는 검찰 측 요청을 받아들여 증인신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보사 소속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마친 뒤 지난 8차 공판부터는 다시 재판을 공개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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