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디자인, 세심한 관찰과 작은 배려에서 비롯

지난 4월 이케아는 샤워 선반과 의자, 수건 걸이 등으로 구성된 화장실 전용 컬렉션 베싱엔(BÄSINGEN)을 출시했다. 견고한 디자인에 미끄럼 방지 소재, 튜브 모양 손잡이를 적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이케아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에 진회색을 입혀 밝은 배경의 화장실에서 눈에 잘 띄도록 했다. 기능성에 치중했던 노약자용 가구에 심미성을 더한 가치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미국 가구 업체 포터리 반은 마이클 그레이브스 컴퍼니와 함께 보행기 사용자, 임산부 등을 위한 라인을 선보였다. 마이클 그레이브스는 건축계의 거장이자 높이가 조절되는 부엌 선반, 쉽고 빠르게 접을 수 있는 지팡이 등 신체 활동이 제한된 소비자를 위한 제품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포터리 반 컬렉션은 누워서 몸을 돌리거나 일으키기 쉽도록 팔걸이를 붙인 침대, 상판에 낮은 턱을 세워 물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 테이블 등 일상 속 불편함을 덜어주는 제품을 포함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장애물을 제거한 배리어 프리(barrier-free)와 성별·나이를 초월해 사용 가능한 보편적(universal) 디자인이 노약자의 필요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한 접근 가능한(accessible) 디자인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러 사례가 보여주듯 접근성은 거창한 발명보다 일상 속 작은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20여 년 전 P&G가 대학생들에게 시니어 가정을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찰하도록 하자 뚜껑이 쉽게 열리는 세탁 세제, 혼자서도 입기 쉬운 의류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2023년 KB골든라이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60%가 노후를 살던 곳에서 보내기를 희망하고, 71%는 안전한 생활을 위해 주택 개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저속 노화 붐 속에서 관련 식품과 미용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 가운데 안락한 공간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불편함 없이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생활 환경 만들기는 세심한 관찰,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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