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ESC도 美 배터리 공장 건설 중단…"K-배터리에 기회"

박한나 2025. 6. 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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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중국 배터리 기업인 엔비전 AESC가 미국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건설을 중단했다.

이번 사례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확실한 대중 고율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혜택 폐지와 축소를 추진한 이후 중국계 배터리 기업이 미국 내 공장 투자를 중단한 첫 번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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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중국 배터리 기업 엔비젼 AESC가 최근 건설을 중단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배터리 셀 공장. AESC 제공.

일본계 중국 배터리 기업인 엔비전 AESC가 미국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건설을 중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개정안으로 중국계 기업이 투자를 보류한 첫 사례다. 국내 기업들은 반사이익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12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젼 AESC(Envision Automotive Energy Supply Company)는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피디에 건설 중이던 배터리 셀 공장의 공사를 중단했다. 이는 착공 2년 만이다.

AESC는 사우스캐로라이나 공장 건설에 현재까지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상태다. 향후 수년간 총 16억달러를 투자하고 약 1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기존 계획은 변함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사의 재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AESC는 이미 지난 2월 미국과 멕시코의 BMW 공장 공급을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두 개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수요 감소에 2공장 계획을 취소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배터리 2공장의 취소에 이어 1공장 마저 이번에 공장 건설이 중단된 것이다.

브래드 그랜덤 AESC 대변인은 "AESC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현지 파트너에게 정책과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재 시설의 건설을 중지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안정되면 건설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확실한 대중 고율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제혜택 폐지와 축소를 추진한 이후 중국계 배터리 기업이 미국 내 공장 투자를 중단한 첫 번째 사례다. 미국 하원을 통과한 IRA 개정안은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점을 당초 2032년말에서 내년말로 조정하는 내용이다.

또 개정안은 금지된 외국단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거나, 해당 단체와의 라이선싱 계약 가치가 1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IRA의 '우려외국단체(FEOC)' 개념이 AMPC에도 확대 적용되는 만큼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내 투자와 공급망 운영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AESC는 중국 기업인 엔비전 그룹이 2019년 닛산과 일본 전자그룹 NEC의 합작 배터리 벤처를 인수한 후 탄생한 중국 기업이다. 일본계 합작기업으로 시작해 본사는 일본 요코하마에 있지만 AESC의 지분 약 80%는 엔비전이 보유하고 있다.

AESC는 당초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독일 BMW의 차세대 전기차 '뉴 클라쎄'에 탑재할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BMW 역시 인근 우드러프에 위치한 자체 배터리 팩 공장에 7억달러를 투자했으며 2026년부터 AESC로부터 공급받은 셀을 이 공장에서 조립해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었다.

향후 BMW의 미국 내 배터리 수급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BMW가 대체 공급처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3사는 이미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또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 경험이 풍부한 만큼 미국 내 안정적인 현지 공급망 구축이 시급한 BMW의 입장에서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BMW는 i3, i8, X5 PHEV, iX3 등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며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기업이 IRA 개정안과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를 보류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미국 현지에서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완성차사들과의 공급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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