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은 정말 신선한 선택일까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5. 6. 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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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 재무설계 2편
과소비 주범 배달음식과 외식
직접 요리하는 게 최선이지만
식재료 매번 남으면 그것도 문제
레토르트 식품이나 완제품도 답
중요한 건 과소비하지 않는 것

흔히 직접 해먹는 게 식비를 아끼는 최고의 방법이라고들 말한다. 값비싼 외식이나 배달음식보다 훨씬 저렴하니 일반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냉장고를 가득 채울 정도로 식재료 낭비가 심하다면 한번쯤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보다 레토르트, 건어물 등을 사는 게 더 나은 판단일 수 있다는 거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상담자 부부의 냉장고 상태를 점검했다.

냉장고가 가득 찰 정도로 식재료 낭비가 심하다면, 신선식품 비중을 줄이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자녀가 없는 신혼 초기는 돈을 모으기에 가장 좋은 때다. 부양할 자녀가 없으니 그만큼 저축 여력을 높일 수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무자녀 가구의 월평균 저축액은 149만원으로 유자녀 가구(127만원)보다 22만원 더 많다.

하지만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김준구(가명·41)씨, 오소희(가명·39)씨 부부는 예외였다. 10년 전에 결혼해 아직까지 슬하에 자녀가 없는데도 목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보유 현금도 최근 시작한 적금으로 모은 돈(800만원)이 전부다.

부부는 지금까진 전세 아파트(시세 3억원)를 마련하기 위해 빌린 대출금(총 1억원, 현재 잔여금 450만원)을 갚느라 힘이 들었지만, 이제 대출금을 거의 다 변제했으니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부부는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면 대출금 갚던 돈을 고스란히 양육비로 전환해야 한다. 부부가 목돈을 마련할 기회가 또다시 사라지는 셈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 부부는 필자와 해결책을 찾는 중이다.

지난 상담에서 살펴본 부부의 재정 상태를 간단히 요약하겠다. 현재 부부의 월소득은 620만원이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350만원을 벌고,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내가 270만원을 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505만원,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53만원, 금융성 소득 70만원 등 628만원이다. 월평균 8만원씩 적자가 나는 셈인데, 지난 시간에 통신비를 10만원(20만→10만원)으로 줄여 2만원 흑자로 돌려놓은 상태다.

부부의 재무 목표는 크게 3가지로, 돈을 더 모아 자가 아파트를 갖는 것, 자녀 양육비를 마련하는 것,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3가지 목표를 전부 이루려면 여유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최소 150만원 이상은 확보해야 하므로 지금부터 지출을 바짝 줄여야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부부의 지출 항목에선 줄일 것이 산더미다. 한달에 120만원씩 쓰는 식비·생활비가 첫번째 타깃이다. 4인 가족 평균 식비가 134만8000원(통계청·2024년 기준)이란 점을 생각하면 과소비가 분명하다.

계획 없는 소비는 재테크에 가장 치명적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부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비에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부부는 집에 김치냉장고를 포함해 3개의 냉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식재료가 넘쳐난다는 게 여분의 냉장고를 구매한 이유였다. 평소 아내는 마트에 한번 가면 15만~20만원어치씩 장을 보는데, 절반 이상을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부부는 평소 간식이나 즉석식품 등을 편의점에서 대량으로 구매한다. 과자와 즉석식품을 쌓아두고 사는데,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엔 부부는 먹을 걸 충동 구매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듯했다.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양이 태반이니, 정상적인 상황은 분명 아니다.

이런 이유로 부부는 대대적인 식비 개편에 돌입했다. 먼저 계획 없는 장보기는 무조건 금지했다. 귀찮더라도 일주일치 먹을 식재료를 계획해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기로 했다. "오늘 뭐 먹지?"같은 고민이 생기지 않게끔 식단표를 세세하게 짤 예정이다.

간식·가공식품에 지출하는 비용도 확 줄였다. 집에 있는 재고부터 우선적으로 소모한 다음에,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신선식품의 비중을 많이 줄였다. 부부는 "건강을 생각하면 신선식품을 자주 먹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 먹지 못하고 냉동실에 넣어두기 바쁜 부부의 평소 패턴을 생각하면 지금은 사고방식을 바꿔야 할 때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보단 마른반찬, 레토르트 등 보존기간이 긴 음식을 구매하는 게 부부에게 더 합리적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부부는 식비·생활비를 12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절반을 줄이기로 했다. 한달을 지내보고, 너무 힘들면 조금 늘릴 예정이다.

부부는 한약(30만원) 비용도 조정하기로 했다. 부부는 자녀를 갖기 위해 용하다는 한의원에서 한약을 꾸준히 처방받아 왔다. 필자가 의학 전문가가 아닌 데다 자녀 계획이 걸린 문제인 만큼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다행히도 부부가 흔쾌히 한약 비용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일단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여보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지출 규모를 바꾸기로 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1차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식비·생활비 60만원(120만→60만원), 한약 비용 20만원(30만→10만원) 등 80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여유자금도 2만원에서 82만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큰 고비였던 식비를 해결했으니, 나머지는 수월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부부의 용돈과 보험료, 비정기지출까지 손보면 150만원 정도는 여유롭게 확보할 듯하다. 그 과정은 다음 시간에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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