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독립되면 우리 세상"…억대 뇌물 수수 경찰간부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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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피의자에게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 간부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경위는 사기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A 씨에게 "사건을 모아서 모두 불기소 해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해 2억 원 이상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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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검사보다 나을거야" "다 불기소해버릴게" 문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사건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피의자에게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 간부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의정부경찰서 소속 정 모 경위(52)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공용서류손상, 범인 도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정 경위가 수사를 무마하려고 한 대출중개업자 A 씨(43)도 뇌물공여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이미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정 경위는 사기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A 씨에게 "사건을 모아서 모두 불기소 해주겠다"며 뇌물을 요구해 2억 원 이상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경위는 A 씨가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관할로 주소지를 옮기자 A 씨가 피의자인 사기 사건 16건을 넘겨받아 불송치 결정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사기 사건 16건의 총 피해 금액만 10억 원이 넘는다.

검찰이 확보한 메신저 내역에 따르면 정 경위는 A 씨에게 '무튼 오늘 돈 줘 다 불기소해버릴테니까', '나 오늘 살려주면 내일 출근해서 ○○건은 불기소로 정리해 볼게', '하나는 약속할게 A 씨 절대 구속은 안 되게 할 거야'라며 사건 처분을 언급했다.
정 경위는 '내년부터 수사권 독립되고 바뀌는 시스템은 A 세상이다', '불기소를 내가 마무리한다는 거 매력 있지 않아? 어느 검사보다 나을 거야', '봉 잡은 거야'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 경위는 A 씨에게 사기 사건의 고소장과 고소인 진술조서 등 사건기록을 유출하고, A 씨가 경찰서에 오지 않았는데도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처럼 피의자신문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경위는 넘겨받은 사건 기록에서 A 씨가 사기피해금 일부를 자신에게 보낸 계좌거래내역과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고소장을 발견하고 이를 조작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정 경위가 A 씨의 고소장을 임의로 교체하고, 계좌거래내역 등을 빼낸 뒤 사건 기록을 3년 동안 캐비닛에 은닉한 것으로 파악했다.
정 경위가 전산상으로 검찰에 기록을 송부한 것으로 처리한 탓에 이번 수사가 이뤄질 때까지 3년 이상 기록의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정 경위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A 씨가 도주하자 4건의 사건을 수사 중지했다. 3년 뒤 검찰에서 A 씨가 구속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수사 중지 사건 4건을 수사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경위는 A 씨가 도주하는 과정에서 도피 자금으로 3850달러(약 500만원)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이번 사건은 수사권 조정 전 정 경위가 A 씨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기 사건을 고등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으로 다시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정 경위가 처리한 A 씨의 다른 사기 사건을 확인한 결과, 정 경위는 A 씨가 고소인에게 돈을 일부 변제하게 한 뒤 고소취소장을 받거나 허위 피의자 신문조서를 첨부해 무혐의 종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들에 대한 재수사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법절차의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불송치 권한 남용방지책 마련 △사건 및 기록관리 시스템 보완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과정에서 적법성 확보 절차 마련 △사건 배당 시스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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