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 작업’이라던 한전KPS, 고 김충현씨와 사고날 “다 됐습니다” “애썼네” 주고받았다
이전에도 수시로 일지 작성하고 카톡으로 대화
“오더 불포함 사항”이라던 한전KPS 입장과 배치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작업하다 사고로 숨진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사고 당일 원청인 한전KPS 직원에게 작업한 공작물 사진을 보내며 ‘작업을 완료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직후 한전KPS는 “금일 작업오더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항”이라는 입장을 냈는데 이와 배치된 문자가 나온 것이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12일 김씨가 사고 당일 한전KPS 기계1팀 직원 A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씨는 지난 2일 A씨에게 밸브 공작물 4개가 담긴 사진과 함께 “다 됐습니다”라고 보냈다. A씨는 “애썼네”라고 답했다.
김씨는 이날 한전KPS로부터 밸브를 용접하기 위해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달라는 래핑(Lapping) 작업을 지시받았다. 김씨가 이날 쓴 작업 전 안전회의(TBM) 일지 중 하나에 ‘3,4호기 AUX 밸브 Lapping’이라고 쓰여 있다. 일지 오른쪽 상단 공사감독자 서명란엔 A씨의 이름이 적혀 있다. 대책위는 “김씨가 A씨로부터 작업을 지시받아 TBM 일지를 작성하고 지시받은 작업을 완료하면 카카오톡으로 보고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씨는 래핑 작업을 마친 뒤 CVP 벤트 밸브 핸들을 만들다가 선반 기계에 끼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현장에 김씨가 만들던 CVP 벤트 밸브 핸들이 남아 있고, 또 다른 TBM 일지엔 ‘CVP 벤트 밸브 핸들 제작(#10)’과 A씨 이름이 쓰여 있다.

김씨는 이전에도 A씨에게 수시로 작업 완료 사항을 보고했다. 지난달 13일 공작물 사진 네 장을 보내며 “홈을 다 가공하기엔 가공부가 너무 넓어질 듯해 흠이 좀 남아 있습니다”라고 보냈고, 그다음 날에도 “전체적으로 패인 부분이 많아 살짝 가공했습니다”라고 했다. 지난달 15일·26일엔 “다 됐습니다”라고 보냈다. 그때마다 A씨는 “고생했네” “ㅇ(응)” “역시 고마우(워)”라고 답했다.
대책위는 “고인이 ‘임의로 작업했다’는 한전KPS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사고 발생 직후 한전KPS는 “금일 작업오더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항으로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공개된 김씨 문자에 대해 한전KPS 관계자는 “당시(사고 발생 직후)엔 작업 오더 여부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라며 “작업 지시 여부에 대해선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공식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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