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김선수 전 대법관, 민주당 추진 '대법관 증원' 공개 반대

최동순 2025. 6. 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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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진보 성향 법조인이자 참여정부 사법개혁 작업을 이끈 김선수(64·사법연수원 17기) 전 대법관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전 대법관은 12일 법률신문에 원고지 67쪽 분량의 특별기고문 '법원 개혁 방안과 추진 체계·일정에 관한 관견'을 실어 여당 주도로 추진 중인 사법개혁 법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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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기고문 통해 사법개혁안 의견 밝혀
"대법관 증원, 하급심 강화 방향과 어긋나"
"재판소원 도입은 4심제, 당사자 불이익"
"대법관도 법관, 헌재 겸하는 일본과 달라"
김선수 전 대법관이 2024년 8월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대법원 제공

대표적 진보 성향 법조인이자 참여정부 사법개혁 작업을 이끈 김선수(64·사법연수원 17기) 전 대법관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전 대법관은 12일 법률신문에 원고지 67쪽 분량의 특별기고문 '법원 개혁 방안과 추진 체계·일정에 관한 관견'을 실어 여당 주도로 추진 중인 사법개혁 법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김 전 대법관은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 "하급심 강화라는 법원의 근본적 개혁 방향과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1명의 대법관이 증원되면 그에 따라 최소한 전속재판연구관 2명, 비서관 1명, 실무관 3명, 비서 1명이 증원돼야 하고, 그만큼 사법역량이 대법원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하급심 강화'라는 기존의 사법개혁 방향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는 "당사자가 재판 결과에 승복하는 비율은 법관이 사건에 들인 시간에 비례하는데 각 사건에 들이는 법관의 시간을 늘리려면 법관을 증원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급심, 특히 1심 판사를 증원하는 게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법관을 증원하면 빈번한 인사청문회와 임명 지연 등으로 혼란과 재판 공백이 야기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관 자격을 비법조인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법관도 법관이다. 헌법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외 사례로 거론되는 일본에선 헌재가 없어 대법원 격인 최고재판소가 헌법 재판까지 맡기 때문에 비법조인 최고재판관 임명이 가능한 것이고, 우리 법체계의 모델인 대륙법계 국가 독일에선 연방헌법재판관도 법관 자격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도 헌법재판소가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에 대해서도 "4심제 도입"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사건 당사자는 "분쟁을 3심 재판으로 종결짓지 못하고 다시 한번 더 끌려다녀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대법관은 "현행 헌법하에서 헌법재판소법만 개정해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헌법 개정과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 상향 △헌법재판관 증원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김 전 대법관은 "내란 국면에서 법원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두 재판, 즉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과 피고인 이재명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한 후폭풍과 반작용으로 강력한 법원 개혁 요구 앞에 서게 됐다"며 "법원 개혁은 국민의 관점에서 좋은 재판을 하는 법원을 만들기 위해 신중하게 추진하되 반드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법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 멤버로 민변 회장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사법개혁비서관을 맡아 참여정부의 사법개혁 실무를 이끌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제청으로 대법관에 임명돼 2018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재직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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