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톡] K방산을 보는 불편한 시각

2025. 6. 12. 1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학 연구나 과학계 이슈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일들을 과학의 눈으로 분석하는 칼럼 '사이언스 톡'이 3주에 한 번씩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필리핀에 국산 전투기를 추가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이 마침 새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 알려지며, K방산을 국가 대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기대를 한층 키웠다.

공교롭게도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한창 화두에 오르고 있는 시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GDP 대비 군사 지출 많을수록
탄소 배출 느는 상관관계 확인
지속 가능한 수출 위해 관심을
편집자주
과학 연구나 과학계 이슈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일들을 과학의 눈으로 분석하는 칼럼 ‘사이언스 톡’이 3주에 한 번씩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기 수출이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필리핀에 국산 전투기를 추가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이 마침 새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 알려지며, K방산을 국가 대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기대를 한층 키웠다. 유럽이 재무장을 위해 방위비 증액을 추진하고, 미국이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위해 러브콜을 보내오는 분위기도 K방산에 긍정적인 신호다. 최신 무기는 첨단기술의 결정체인 만큼 K방산 활성화는 수출 산업뿐 아니라 연구개발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기회다.

그런데 지난달 말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한 연구논문은 방위산업 성장을 둘러싸고 그간 우리가 미처 진중하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중요한 점을 지적했다. 세계 각국이 교전을 하거나 위협을 가하거나 무기를 사고파는 등의 군사 관련 지출 활동을 지속하는 게 지구 기후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23년까지 시기별 세계 군사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백분율(MILEX 비율)로 표시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강도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글로벌 MILEX 비율과 이산화탄소 배출 강도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고, 글로벌 MILEX 비율이 1% 높아졌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은 0.04kg/USD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1995~2023년 있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의 27%에 해당한다.

결국 MILEX 비율이 높을수록 경제 규모에 비해 많은 자원을 군사비에 쓰기 때문에 군수 산업이 활발해져 탄소 배출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군수 산업에서 이뤄지는 활동은 다른 민간 부문보다 탄소 집약적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과학자 네트워크 ‘전지구탄소프로젝트’가 탄소 배출 비율과 군사비 비중에서 각각 세계 10위 안에 드는 국가들을 추려보면 상당수 겹친다고 보고한 적이 있는데,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5~7년마다 발간하는 기후변화 보고서는 각국 기후 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번 논문은 군사 부문이 기후에 미칠 잠재적 영향은 IPCC 보고서에서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2015년 파리협정 때 군사 부문 배출량 공개를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남겨뒀기 때문일 것이다. 무기는 생산의 많은 부분을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실전에 쓰일 경우 곧바로 다량의 탄소 배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정확하고 충분한 데이터 확보가 불가능한 특성 때문에 영향 분석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연구진은 IPCC가 6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들과 과거 데이터들을 토대로 세계 군사 지출에 따른 연간 지구 표면 온도의 변화를 추정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MILEX 비율이 5% 증가하면 파리협정의 목표(지구 표면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 달성이 13년이나 더 늦어질 거라는 결론이 나왔다. 지정학적 긴장 때문에 늘어가는 군사비가 기후변화를 늦추려는 인류의 노력을 심각하게 방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한창 화두에 오르고 있는 시점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방산 수출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이 연관돼 있다는 분석은 거버넌스 재편을 앞둔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지속가능한 수출을 위해 방산업계도 기후 영향에 관심을 가질 때다. 다른 나라, 다른 기업이 안 그런다면 우리나라, 우리 기업이 앞서가면 된다.

임소형 미래기술탐사부장 겸 과학전문기자 precare@hankookilb.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