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전북도, 구경꾼 전락하나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5. 6. 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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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공공기관에 퇴짜 맞은 ‘전북도’…공공기관 유치 전략 ‘도마 위’
전북 이전 ‘긍정’ 단 2곳 뿐…전북도의원 “성적표 초라함 넘어 우려스러워”
“직원 이탈 우려” “노조 때문에” 이전 부정적…‘주먹구구식 2년’ 허송세월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전북은 구경꾼으로 전락할 처지다. 전북특별자치도(전북도)가 전담부서를 두고 중점유치 대상 기관에 대한 유치활동을 2년 넘게 펼치고 있으나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국토균형발전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으로 기대를 모아온 게 다름 아닌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방도 살리는 양수겸장의 묘수로 꼽힌다. 특히 저발전 상태의 전북도 입장에선 공공기관의 유치는 당면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실제 전북 이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공공기관 유치 전략에 구멍이 생길 경우 지역 발전이 지체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전북은 구경꾼으로 전락할 처지다. 전북특별자치도(전북도)가 전담부서를 두고 중점유치 대상 기관에 대한 유치활동을 2년 넘게 펼치고 있으나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전북도청 전경 ⓒ시사저널

'공공기관 2차 이전' 기대에…전국 혁신도시 '들썩'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은 이재명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공약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당선 직후에 빠른 이전을 지시해 부지와 예산 확보가 진행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오는 10월 마무리될 '2차 공공기관 이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이에 그간 물밑작업을 해온 각 시·도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공공기관 유치전이 한창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만큼 정치권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이슈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명정부는 10대 공약에 '5극3특'을 골자로 서울 등 수도권에 위치한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을 포함하고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5극3특'이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별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는 한편 제주·강원·전북 등 3개 특별자치도의 자치 권한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3특'에 해당하는 전북도는 농생명 산업 분야와 전통문화, 미래 전략산업, 금융기관 등 7개 분야 55개 중점 유치 대상기관을 선정했다. 특히 1차 이전기관인 국민연금공단, 농촌진흥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과 농생명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전북의 성적표는 초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상 기관 두 곳 이외에 대부분이 전북 이전 자체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심지어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은 차치하더라도 일부 기관 유치를 놓고 도내 시군끼리 과도한 경쟁으로 적전 분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가성비 안 나온' 전북도 유치지원단…발족 후 유치활동만 했나?

실제 전북도 공공기관유치지원단의 중점유치 대상기관 유치 활동 결과보고(5차)에 따르면 공공기관 55곳 가운데 긍정 의견을 보인 기관은 단 2곳에 불과했고 부정 37곳, 중립 16곳으로 나타났다. 

긍정 반응을 보인 2곳은 '지방 이전이 가시화되면 전북이 적정', '전북은 교통접근성 및 정주 여건 등이 유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밖에 기관들은 '대규모 직원이탈 우려', '노조 반발 예상', '수요처 대부분 수도권 위치' 등의 의견을 부정과 중립 의사 이유로 밝혔다.

또 전북도의 유치 전략인 전북국제금융센터 입주 혜택 제공, 지역채용 의무화 요건 완화에 대해서도 아직 법령 개정과 착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현재 한국마사회 유치 지역과 공공기관 2차 부지 선정을 놓고도 도내 시군 간 의견 대립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혔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장을 운영해 세수 확보와 고용 창출 양면에서 최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관이다. 전북과 경북, 제주가 유치에 나섰는데 도내에서 김제와 순창이 서로 경쟁하면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이전이 불투명한 기관들도 여럿 있다. 금융 분야의 핵심인 경찰공제회 등 이른바 7대 공제회는 이전 대상이 아니다. 특별법상 지방 이전 가능 공공기관에서 제외가 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은 법이 개정이 되지 않으면 당연히 내려올 수 없다. 무주 태권도 성지화를 위해 국기원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지만 특수법인이어서 이전 대상여부가 모호한 실정이다.

도정 질의하는 정종복 전북도의원 ⓒ전북도의회

정종복 도의원 "기계적인 유치활동 이제 그만…기관 특성 따라 접근해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북도의 유치 전략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는 도의회에서 터졌다.

정종복(전주3) 전북도의원은 11일 도의회에서 열린 제419회 정례회에서 김관영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 질문을 통해 "전북도는 지난 2023년 설치한 공공기관유치지원단을 중심으로 총 55개 중점유치 기관에 대한 유치활동을 2년 넘게 전개하고 있으나, 전북 이전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곳은 한두 개 기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개탄했다.

전북도 공공기관유치지원단이 발족 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기계적인 유치 활동만 전개했다는 게 정 의원의 시각이다. 

정 의원은 "지원단 회의 내용을 보면 공공기관 대부분은 지방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전북이 핵심으로 분류하는 금융, 농생명 기관은 단 한 곳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전북도의 공공기관 유치 방식과 전략을 대대적으로 쇄신해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핵심 기관 중 한국자산신탁, IBK자산운용, 농협은행 등 정치권과 공조하는 게 더 중요한 기관도 있고 시장 논리로 접근하는 게 더 효율적인 기관도 있다"며 "민간과 공공, 정관 개정 필요 기관과 법률 개정 필요 기관 등으로 나눠 접근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한국마사회 유치를 놓고 도내 일부 시·군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전 갈등을 종결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관영 지사 "정치권 공조 및 유치 전략·논리 다듬을 것"

이에 김관영 전북지사는 "금융·자산운용, 농생명, 국토·미래산업, 중소기업 등 7가지로 중점 유치 대상 기관을 분류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공조하고 정부에 건의도 하면서 공공기관 성격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공공기관 유치나 기관 이전 부지 등과 관련해 일부 시·군 사이 이견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도내 모든 구성원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하고, 유치 전략과 논리를 정교하게 다듬어 최대한 많은 전북 몫을 찾겠다"고 부연했다.

전북자치도의회도 2차 공공기관 이전이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 가운데 하나인 만큼 관련 특위를 구성해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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