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빚’ 덜어줄 배드뱅크 가시화…재원·범위가 핵심

조해영 기자 2025. 6. 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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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이재명 정부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배드뱅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 지금까지 계속되면서 채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배드뱅크를 만들고 부실채권 얼마를 매입했다고 홍보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이후 적극적으로 소각에 나서야 채무자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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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상환 관련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이재명 정부 대선 공약 중 하나인 배드뱅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 지금까지 계속되면서 채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전 정부 사례를 고려하면, 추가경정예산 및 금융권 출연으로 재원을 마련해 부실채권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장기소액연체채권 소각 등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를 공약에 담았다. 금융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실채권을 사들인 뒤 소각해 취약차주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때부터 정부는 금융권과 협의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거듭해왔다. 올해 9월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된 대출 규모는 약 50조원(지난 3월 말)에 달한다.

금융위는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취약차주의 채권을 사들여 채무조정에 나서는 방식은 국민행복기금(2013년),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재단(2018년), 새출발기금(2022년) 등이 활용됐었다. 이번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에 별도 기금을 설치해 채권 매입에 나서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관건은 재원 규모와 이에 따른 채무조정 대상 범위이다. 새출발기금은 운영 주체인 캠코 예산(정부 출자)을, 국민행복기금은 금융기관 출연금 등을 활용했다. 이번에 금융위는 추경안에 배드뱅크 설치 목적 예산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채무조정을 위해 금융권의 협조를 끌어낼 여지도 있다.

재단 등 비영리법인을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금융위는 비영리법인이 개인금융채권을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감독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독립 법인을 만들어 금융권 기부금으로 소각할 채권을 사들였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재단이나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만들었던 주빌리은행 등의 사례를 고려하면 비영리법인을 통한 채무조정 방안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배드뱅크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사들인 부실채권의 사후 조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국민행복기금이 일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부실채권을 사들인다해도 이는 채권자가 대출 금융기관(은행)에서 기금으로 바뀐 것일뿐, 기금은 사들인 부실채권에 대해 개인 채무자와 채무조정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채권관계를 정리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기금이 이 처리 과정에서 속도를 내지 못해 채무자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매입 채권을 또 위탁업체로 넘기면서 과도한 추심이 이뤄졌단 비판도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배드뱅크를 만들고 부실채권 얼마를 매입했다고 홍보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이후 적극적으로 소각에 나서야 채무자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 설립을 두고 일각에선 ‘도덕적 해이’ 논란을 제기한다. 채무조정 대상이 되지 못한 차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거란 우려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건강보험료나 소득세 납부 내역을 확인하고 채무조정 직전에 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은 아닌지 점검하는 등 안전장치가 들어간다. 과거에도 도덕적 해이 문제를 우려했으나 실제로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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