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끌어모았는데...강스템바이오텍, 또 대규모 유상증자

박기영 기자 2025. 6. 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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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기업 강스템바이오텍이 총 주식수 대비 67%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2015년 상장 후 10년간 시장에서 17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 신약 개발 등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또 다시 주주에게 손을 벌렸다.
성과 없는 공모 유상증자 반복…지분가치 희석 우려
12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전날 3800만주 규모 구주주 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집한 자금은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OSCA)의 국내외 임상 비용 201억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나머지는 일본 재생의료 사업(59억원), 오가노이드 연구개발비(63억원), GMP 시설투자(40억원) 등에 쓸 계획이다.

이번 공모 유상증자는 상장 후 네번째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공모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등을 통해 총 1753억원을 끌어모았다. 구체적으로는 2016년 300억원(CB 발행), 2017년 14억원(유상증자), 2018년 359억원(공모 유상증자), 2019년 480억원(유상증자), 2021년 389억원(공모 유상증자), 2023년 209억원( 공모 유상증자) 등이다. 조달한 자금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유럽 임상에 240억원을 썼고 류마티스 관절염 국내 임상에 68억원 등 대부분 임상 비용과 운영자금으로 소진했다.

10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신약 개발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진하다. 특히 지난해 줄기세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AD주'의 임상3상에 실패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2019년 이은 두번째 실패다. 신약 개발에서는 제대로 된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CDMO(위탁생산)와 화장품 등을 수십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다만 신약 개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매년 10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오스카 임상 비용을 우선적으로 조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11월 유영제약과 체결한 국내 판권 기술이전 계약 때문이다. 유영제약은 오스카를 이전받으면서 경상기술료 140억원을 단계별로 지급하고 임상도 맡기로 했다. 다만 유영제약이 임상을 맡는 것은 국내 임상 2b상부터기 때문에 2a상까지는 강스템바이오텍의 몫으로 남았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경상기술료 지급은 유효성 입증 등의 전제 없이 단순 절차 진행에 따라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창업주 지분은 이미 한자릿수…유증 30%만 참여
강스템바이오텍은 잦은 자금조달과 임상 실패 등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태다. 이번 유상증자는 총액인수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자금조달 실패 가능성은 줄었지만 향후 오버행(공급 과잉) 우려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업주인 강경선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2015년 코스닥 상장 당시 지분율은 18.24%였으나 이후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과 반대매매 이슈 등으로 현재 지분율은 4.69%까지 쪼그라들었다. 강 교수는 이번 유상증자에 30%만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세종으로 유상증자 참여와 장내매수를 통해 2023년 11월 지분 14.27%(800만주)를 확보했다. 세종은 이번 유상증자에 100% 참여한다.

유상증자에서 구주주 배정 후 일반공모까지 이뤄진 후에도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공동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그리고 인수회사인 한양증권이 잔여주식을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실권주 수수료는 15%다. 이들은 발행가액보다 15% 낮은 가격에 주식을 인수하는 만큼 원금보전을 위한 장내매도에 따른 오버행(공급과잉)이 우려된다.

실제 과거 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했을 당시 주가는 2018년 5월 14일 14.77%, 2021년 8월 3일 16.23%, 2023년 8월 14일 29.90%, 2025년 6월 11일 19.04%씩 급락했다. 결국 피해는 기존 주주에게 전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성과가 언제 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 1월 정부는 주식시장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IPO 및 상장 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상장 유지를 위해서는 2027년까지 매출액 100억원을 넘어야 한다. 2028년에는 허들이 200억원으로 높아진다. 강스템바이오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77억원 수준이다. 오스카의 임상 일정이 늦어질 경우 새로운 매출처를 찾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오스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해 5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영제약에 넘긴 국내 판권을 제외하고 글로벌 판권 판매를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미래가치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본다"며 "오스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은 만큼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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