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의 건축인문기행] 홀로코스트 건축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 Berlin)

20세기의 가장 큰 비극을 제2차 세계 대전 중 히틀러 나치 군의 600만 유대인 학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신전 제례에서 동물(holos)을 태워(kaustos) 신에게 제물로 바친다는 '홀로코스트(Holocaust)'라는 용어가 이로 인하여 유대인 대량학살의 표현이 되었다.
전쟁의 범죄를 저지른 일본과 비교해 볼 때 독일은 잘못된 역사에 대한 반성 사죄와 함께 유대인 학살 메모리얼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해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 유대인 기념관, 박물관이 세워지고 있다.

◆해체된 '다윗의 별'


◆운명의 길- 죽음, 탈출, 지속,
정면을 향해 나란히 서있는 옆 건물(과거 프로이센 법원)로 입장하면 밝은 아트리움 '유리정원'이다. 그러나 곧바로 지하계단으로 내려가 지하에서 부터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동선은 유대인 운명을 상징하는 3개의 축(Axis)으로서 죽음의 길, 탈출의 길, 지속의 길로 나누어진다.

◆죽음, 홀로코스트의 탑

◆탈출의 정원(Garden of Exile)
'탈출의 길' 벽면에는 세계 도시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파리, 런던, 취리히, 상하이, 뉴욕,,, 유대인들이 생존을 위해 탈출(엑스더스)하는 도시들이었다. 길은 지상 외부 '탈출의 정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살의 암흑에서 벗어나 밝은 나라로 탈출하지만 관람객들은 다시 지하로 돌아와야 한다.



◆공백의 기억(Memory of Void)
바닥에 쌓인 1만 개의 얼굴 형상 철제 조각들을 밟고 지나가는 길이다. 고통으로 일그러져 각기 다른 표정의 철제 조각은 이스라엘 조각가의 설치 작품 '낙엽(Fallen Leaves)'이다. 생명이 없는 겨울 낙엽처럼 쇳조각을 밟고 지나가면 바스락 소리가 절규의 울부짖음이 되어서 불안 공포 절망의 소리에 휩싸이게 한다.

◆지속의 길
공백의 기억을 지나 지상1,2,3층의 전시실로 오르는 일직선 계단의 길은 용서·화해·평화로 향하는 미래의 길이다. 지하공간의 죽음과 탈출은 대체로 검은색이고, 지상으로 향하는 지속은 흰색 디자인이다. 상부에는 불규칙 구조물들이 얽혀있다.

◆이름의 벽
전시실에는 예술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전시가 많다.'이름의 벽'은 기록된 250만 유럽 유태인 희생자의 이름이 20초 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지고가 반복된다. 중국 '난징대학살기념관'의 12초 간격 물방울 소리는 12초에 한 명이 일본군에 희생된 자를 의미한다.
유대민족으로 세계를 움직인 저명인사들의 얼굴이 전시되어 있다.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자본론의 '칼 마르크스', 정신분석학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 철학자 '스피노자' 등이다.
나치정권의 바우하우스 정치적 탄압과 폐쇄로 미국으로 망명했던 근대 건축가들이 있었다. 바우하우스 설립자 '월터 그로피우스'는 하버드대학교 학장이 되었고 바우하우스 마지막 교장 '미스 반 데 로에' 는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학장이 되었다. 최근 아카데미 수상영화 '브루탈리스트'의 실재 인물로 조명된 '마르셀 브로이어'는 바우하우스 1기생이었다.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폴란드 태생의 미국계 유대인 건축가인 다니엘 리베스킨트는 친인척 100여명이 학살된 희생자 가족이다. 따라서 유대인의 고통과 분노, 영혼의 슬픔을 설계하고 승화시킬 수 있는 건축가였다. 무명이었던 그가 처음으로 당선한 현상설계였고 처음으로 완성된 건축이었다.
뉴욕에서 베를린으로 설계회사를 옮겨 10년 동안 작품 완성에 집중했다. 기공식에서 그는 말한다. '우리는 과거를 기념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박물관은 2001년 9월 9일 개관했으나 이틀 뒤 발생한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10년 동안 폐쇄되었다. 또한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현상설계(그라운드 제로)에도 당선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음악가 가정에서 자란 그는 음악을 포기하고 건축을 선택한 '낙천적인 건축가(저서)'이다.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