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청소년 지원 중단에 기록도 파기?…폐쇄 앞둔 '나는봄' 혼선

배아정 기자 2025. 6. 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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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위기 청소년들에게 산부인과와 정신과 진료 등을 무료로 제공해온 전국 유일의 청소년 센터 '나는봄'.


위탁기관과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다음 달 문을 닫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서울시가 이곳에 보관된 2천여 명 위기 청소년의 기록을 파기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자료는 성폭력 등 법정 다툼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어, 이용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배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


성폭력 피해 등 위기에 처한 10대 여성 청소년에게 무료로 의료와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전국 유일의 기관입니다.


하지만 위탁 운영을 맡은 법인이 재계약 의사를 밝히지 않자,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센터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센터 종료와 동시에, 12년간 축적된 상담·치료 기록을 파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성폭력 관련 상담이나 의료 기록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법적 다툼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이름 등 개인정보를 삭제한 뒤 기록을 귀속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피해 입증에 중요한 증거로 활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 나는봄 센터 이용 청소년

"(과거) 상담 기록이 뭔가 행정 절차라든지 어떤 법적 대응에 분명히 증거가 되고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이제 특히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이런 절차를 마련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증거가 없다고 하면 난 어떡하지…."


서울시는 개인정보를 사업 종료시까지만 관리하게 되어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일부 기록에는 불법촬영물 등 법상 영구 보관이 필요한 사례도 포함될 수 있음에도 서울시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일괄 파기를 결정했습니다.


또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는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는 처리할 수 없지만, 관련 절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터뷰: 김수미 / 나는봄 센터 종사자

"법인이 알아서 해, 법인은 서울시가 알아서 해, 직원들이 매뉴얼 만들어…이런 식으로 계속 하고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센터 폐쇄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내부 절차는 마련되지 않았고, 직원들과의 소통도 충분치 않은 상황입니다.


약 2천 명의 이용자 기록을 기한 내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기록물을 나중에 요청하면 찾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록물 처리 업체가 어떻게 관리할지 모른다"는 답변만 내놨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담당자

"세세하게 저희가 기록물 이관할 때 '개인 정보는 이렇게 하세요'라는 지침을 내리는 경우는 절대 없어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위탁 법인이) 알아서 하는거죠. "


서울시는 지속적인 진료가 필요한 일부 이용자에 한해 기록 파기 없이 이관하겠다고 했지만,선정기준이나 절차는 위탁 법인에 전적으로 맡긴 상태입니다.


위기 청소년 보호를 위해 설립된 센터의 기록이, 책임 주체 없는 행정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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