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100만번' 효소 반응, 영화 기술로 포착

이병구 기자 2025. 6. 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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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1초에 100만번 이상 빠르게 일어나는 생체 효소 반응을 단계별로 얼려 촬영하고 영화처럼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채운 물리학과 교수팀이 탄산탈수효소Ⅱ가 이산화탄소를 탄산으로 바꾸는 반응을 원자 수준에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분자 영화 기술'로 효소의 탄산탈수효소Ⅱ의 반응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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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운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교수(왼쪽)와 김진균 연구원. UN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1초에 100만번 이상 빠르게 일어나는 생체 효소 반응을 단계별로 얼려 촬영하고 영화처럼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채운 물리학과 교수팀이 탄산탈수효소Ⅱ가 이산화탄소를 탄산으로 바꾸는 반응을 원자 수준에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됐다.

탄산탈수효소Ⅱ는 물에 잘 녹지 않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잘 녹는 탄산 이온으로 전환하는 단백질 촉매다.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녹여 폐로 운반하거나 혈액 산성도를 조절하는 데 관여해 생리의학적 연구 가치가 높다. 1초에 최대 100만번까지 초고속으로 반응이 일어나 각 반응 단계의 중간 상태를 직접 관찰하는 것은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분자 영화 기술'로 효소의 탄산탈수효소Ⅱ의 반응을 분석했다. 분자 영화 기술은 온도를 낮춰 효소 반응을 일시적으로 멈춘 뒤 온도를 서서히 올려 반응을 진행시키며 방사선인 X선으로 연속 촬영하고 시간순으로 복원하는 기술이다.

탄산탈수효소Ⅱ 반응 전 과정을 X선으로 촬영하기 위한 실험 설계(왼쪽 위)와 실험을 통해 밝혀낸 효소 반응 과정을 온도를 높이며 시간순으로 나열한 그림. UNIST 제공

연구팀은 영하 183℃의 극저온에서 효소를 결정화하고 자외선(UV)을 받으면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는 '3NPA'라는 물질을 첨가했다. 이후 온도를 영하 73℃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며 연속적으로 촬영을 이어 나가 효소 반응 전 과정을 영화처럼 재구성했다.

그 결과 탄산탈수효소Ⅱ의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자리에서 물 분자가 자리를 바꾸고 새 물이 유입되면서 탄산이온이 빠르게 방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 분자가 교체되는 반응 중간 단계가 생성물 방출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논문 제1저자인 김진균 UNIST 물리학과 연구원은 "영하 113℃에서 영하 93℃ 구간에서만 나타나는 반응 중간 상태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효소 반응의 중간 단계를 구조적으로 포착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효소의 촉매 작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해 새로운 효소 설계나 단백질 공학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단백질 공학과 신약 개발은 물론 물 분자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의 생체 모방 촉매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67-025-59645-x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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