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고마웠어,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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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상이 누구든, 무엇이든.
이별은 쉽지 않죠.
부산에서 '두 개의 이별'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같은 날 전해졌습니다.
이별 후엔 새로운 시작! 아낌없이 주고 떠나는 고리1호기가 원전 해체의 새 역사를 쓰는 계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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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부경찰서 새 청사 이전

그 대상이 누구든, 무엇이든. 이별은 쉽지 않죠. 공유한 시대와 함께한 추억, 아픔과 눈물까지 다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래도 ‘가야 할 때를 분명히 알면, 아름답게’ 떠나야죠. 서로를 ‘축복하며, 섬세한 손길 흔들며’.
부산에서 ‘두 개의 이별’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같은 날 전해졌습니다. 둘 다 국내 최고령 시설. 부산시민 또는 우리 국민 삶과 안전에 크게 이바지한 것들입니다.
우선 운행을 완전히 중단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가 드디어 해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오는 26일 본회의에 ‘고리1호기 해체 승인’ 안건을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6월 19일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된 지 8년, 2021년 5월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체계획서를 제출한 지 4년 만입니다.
우리나라 최초 원전인 고리1호기는 1977년 6월 19일 오후 5시40분 점화했습니다. 원자로에 붙은 불은 정확히 40년 만에 꺼졌죠. 설계수명을 다한 이후에도 10년간 제 몸을 불살랐습니다. 고리1호기로선 대한민국을 위해 청춘은 물론 노년을 모두 바친 셈입니다.

40년 세월 사고도 잦고, 갈등도 많았죠. 선거 때면 원전, 특히 고리1호기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탈원전, 친원전을 오락가락하며 혼란스럽기도 했죠. 산전수전 다 겪고 고리1호기가 영구 정지된 날 부산은 축제를 열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폐로’를 자축했죠. 에너지 전환과 클린에너지 원년을 선포하기도 합니다. 공식 행사엔 대통령도 참석했습니다.
원안위가 고리1호기 해체 안건을 승인할지, 심의를 미룰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때가 임박했음은 분명합니다. 값싼 에너지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기도, 잦은 고장으로 애물단지가 되기도 했던 고리1호기. 애증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고리1호기가 결국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집니다.
이제 우리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합니다. 원전을 폐로한 것도 첫 경험이니, 해체하는 것 역시 처음입니다. 고리1호기를 성공적으로 해체하면, 우리는 세계 원전 해체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한수원은 이미 고리1호기를 해체하려 사전 작업을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5월 원전에 남은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하는 제염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석면 제거 공사를 위해 현황 조사도 하고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구조물 해체 등 전례 없는 작업이 계속 이어집니다.

또 하나의 소식. 1969년 준공돼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산 중부경찰서가 가까이에 새집을 지어 이사 갑니다. 56년 만에 중구 대창동 생활을 끝내고 중앙동에서 새 시대를 맞습니다. 2018년 11월 새 청사 공사를 시작했으니 제법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예산 문제 등이 중간중간 발목을 잡아 완공이 5년 정도 미뤄졌네요.
요즘 중부경찰서 직원은 바쁩니다. 지난 9일부터 부서별로 순서를 정해 짐을 옮기는데요. 부서당 짐이 평균 10t이나 된답니다. 사다리차와 1t, 5t 트럭 등이 동원됩니다. 지금 청사엔 없는 주차장도 70면이 마련됐습니다. 현 청사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건물을 허물고 180가구 규모 행복주택을 세울 예정입니다.
이별 후엔 새로운 시작! 아낌없이 주고 떠나는 고리1호기가 원전 해체의 새 역사를 쓰는 계기가 되기를. 열악한 환경을 개선한 중부경찰서가 지역 치안과 주민 행복에 더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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