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구청장 "25만 원 산후조리원…아이 행복한 서대문구 만들 것"
경의선 지하화 역점…신촌, 국제청년도시로 재탄생 목표
(서울=뉴스1) 이설 기자
"서대문구 공공산후조리원 비용을 90% 감면한 것이 올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민선 8기 취임 3주년을 맞아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서대문구를 만드는 게 지상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2023년 12월 개원한 서북권 유일의 서대문구 공공산후조리원 '품애(愛)가득'은 2주간 250만 원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의 웬만한 산후조리원과 비교해도 저렴한 비용인데, 올해부터는 서대문구에서 1년 이상 거주한 구민에게 비용을 90% 감면해 주면서 2주간 25만 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구청장은 구의 합계출산율이 2018년부터 지속 감소해 왔으며 2022년엔 0.61명으로 전국 평균인 0.78명보다 낮다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저렴한 이용료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산후조리서비스 제공 등으로 입소문을 탔고, 지난해 3.5:1이었던 신청자 간 경쟁률은 올해 5.5:1로 늘었다. 그는 "2주 250만 원이라는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고 하는데, 적지 않은 돈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출산을 하면 산모의 몸조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산후조리원 비용 절감 정책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전국 최초로 통반장을 아이돌보미로 양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른 저출생 대책도 공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6명의 통반장이 아이돌보미 교육을 수료했고 이 중 8명이 채용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 구청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요즘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아이를 낳고, 키우려는 주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2023년 9월부터 단태아 30만 원, 쌍둥이 60만 원, 세쌍둥이 이상 90만 원 등 서울시 최초로 '임신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엔 구민 1465명에게 임신축하금 4억 5570만 원, 올해 1~4월엔 530명에게 1억 6470만 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난임부부 688명에게는 13억 3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구청장은 "아이가 행복한 서대문구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대문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하는 구의회와 예산을 둘러싼 갈등을 겪었고, 올해 초 사상 초유의 준예산체제로 시작했다. 이 구청장은 역점 사업인 여자농구단 운영비, 카페폭포 한류문화체험관 조성 사업비 등이 삭감됐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구청과 구의회 간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 구청장은 구의 주요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와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제폭포 한류문화체험관은 홍제폭포를 찾는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조성하려고 했던 건데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며 "다행히 이 사업의 취지를 이해해 준 서울시로부터 특별교부금 13억 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1년에 4개의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주민들의 사기까지 높여주고 있는 여자농구단의 운영비를 전액 삭감하려고 한 것은 민주당의 폭거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시 지원금으로 동요 없이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구청장은 향후 추진할 역점 사업으로는 경의선 지하화 및 성산로 입체복합개발을 꼽았다. 경의선 지하화 사업은 서울역에서 가좌역까지의 5.8㎞ 구간을 지하화한 후 그 상부에 확보되는 유휴부지를 신성장 거점으로 재구조화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연세대, 이화여대,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사업추진 공동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는 "서대문구에는 연세대, 이화여대, 세브란스병원까지 세계적인 대학교와 병원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들과 손잡고 추진하는 사업을 통해 앞으로 이 일대가 세계적인 청년 연구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산학공동 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는 물론 각종 주거시설과 공연장, 공원, 주차장 등 여러 종류의 인프라 시설을 밀집시켜 신촌을 국제청년도시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올해 11월~내년 1월에 사업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의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청년 연구단지를 만드는 것이 내년의 목표"라고 말했다.
구는 전국 최초로 자치구가 사업시행자가 된 홍제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구는 유진상가·인왕시장 일대를 서울 서북권의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홍제역 인근 대상 구역은 2003년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 이후 20년 넘게 사업 무산과 주민 갈등이 반복된 곳이다.
구는 △홍제천 복원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수변도시 조성 △49층 규모의 주상복합단지 건립 △문화·복지·업무시설 유치 등을 계획 중이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정비계획수립을 후보지로 지정된 지 1년 5개월여 만에 끝냈다"며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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