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판 ‘44번가의 기적’ 된 ‘어쩌면 해피엔딩’”

“매우 불행한 시작을 했던 뮤지컬이 놀라운 반전을 이루며 마무리했다.”
지난 8일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올해 최다인 6관왕이 된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은 이번 성공을 거둘 때까지 첫 공연 일정이 미뤄지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유명한 작품을 바탕으로 하는 공연도 아니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고 초반 티켓 판매가 부진했지만, 참신성과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기적 같은 성공 스토리를 일궈냈다는 것이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로드웨이 관계자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진조차도 성공 여부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작년 여름 제작진은 일부 소품 공급 지연을 이유로 첫 공연을 한 달 연기했다. 이들은 이 문제가 실제 발생했다고 했지만, 주변에서는 재정 문제를 숨기기 위해 둘러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작품 제작에 참여한 근로자들을 임시 해고하고, 한 달간 취소된 공연 티켓을 환불해 주었다. 영향력이 막강한 한 인플루언서가 소셜미디어 틱톡에 “뮤지컬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게시물을 올린 것은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 뮤지컬의 여주인공(클레어 역)인 헬렌 션은 NYT에 “사람들이 나한테 위로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석 프로듀서인 헌터 아널드는 “그 틱톡 때문에 많은 투자자를 잃었다”고 했다. 이 틱톡 영상은 아직도 남아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년 10월 16일 프리뷰 공연(공식 개막 전 일정 기간 진행되는 공연)을 시작했을 때까지 45만 달러(약 6억1000만원)어치의 티켓만 팔렸는데 세계 공연 메카인 브로드웨이에서 굉장히 저조한 실적이었다. 공연이 개막한 주까지도 1600만 달러(약 219억원)의 자본금을 모으지 못했고, 주간 총수입은 주당 운영비(76만5000달러)에 못 미치는 30만 달러 수준이었다. 공연이 열린 973석 규모의 벨라스코 극장은 약 20%가 비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 작품에 대해 소문을 내는 일이었다. 인간을 돕다가 용도 폐기될 운명에 놓인 구닥다리 로봇 커플이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서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작품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제작진은 공연 시작 후 4주 차 때 모든 좌석을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30~69달러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좌석을 채우고 관객이 들어와야 소문이 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작년 11월 12일 공연을 시작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관객들의 소문과 평론가들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탄력받기 시작했다. 점점 더 많은 관객이 찾기 시작했고 작년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처음으로 주간 수익 100만 달러를 넘겼다.
현재 공연은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채워진 상태로 열린다. 공연을 하는 벨라스코 극장은 1960년에 연극 ‘올 더 웨이 홈(All the Way Home)’이 폐막 위기를 겪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44번가의 기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극장이 맨해튼 웨스트 44번가에 있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었다. ‘어쩌면 해피엔딩’ 제작자 제프리 리처즈는 NYT에 “우리가 바로 ’21세기의 44번가의 기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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