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무궁무진 ‘통조림 바’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2025. 6. 12. 01: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즈오카현의 한 호텔 안에 있는 통조림 캔 바(缶詰バー). /에노모토 야스타카

일본에는 수많은 콘셉트의 바(bar)가 있다. 초등학교나 과자 가게 등 추억의 장소를 재현한 바, 반구 형태의 스크린이 있어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는 바, 근육질의 남성이나 승려가 손님을 맞는 바 등이다. 창업 비용이 많이 드는 곳도 있지만, 가능한 한 비용을 아끼고 싶은 이들이 도전하는 게 ‘통조림 바(缶詰バー)’다. “통조림과 술만으로 장사가 되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손님의 만족도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구글 지도의 리뷰를 보면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호평이 눈에 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통조림을 발견하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지고, 수많은 종류의 통조림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재미도 있다. 통조림 바에서는 참치나 고등어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통조림을 고르는 손님은 많지 않다. 곰이나 사슴, 산돼지 같은 고기류부터 오뎅·다코야키·야키소바·계란말이 등 안주류, 케이크 등의 디저트류까지 색다른 통조림을 맛볼 수 있다. 필자는 얼마 전에 시즈오카의 한 호텔에 있는 통조림 바를 찾았는데, 야키소바·가다랑어 등 지역의 대표 음식을 넣은 통조림이 진열돼 있었다. 지방의 특산물을 홍보하기에도 유용한 것 같다.

보통은 손님이 통조림을 알아서 골라 데워 먹는 ‘셀프 서비스’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음식을 조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다. 혼자서 운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유통 기한이 긴 통조림은 관리가 간편하고 폐기율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일본에서 통조림 바는 200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고물가 시대에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창업 아이템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다음번에 일본에 간다면, 통조림 바를 이용해 보면 어떨까. 다만 통조림이 의외로 비싸기 때문에, 다양한 통조림을 맛보려면 여럿이 가는 걸 추천한다. 혼자 간다면 꽤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어디까지나 특이한 통조림을 맛보고 즐긴다는 콘셉트를 미리 이해하고 도전하면 좋을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