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李대통령 외교 시험대… 안 가면 ‘눈에 띄는 부재’ 될 것”

노석조 기자 2025. 6. 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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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분석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나토 측의 공식 초청장을 받았지만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선 “정부가 갓 출범해 G7 정상회의(15~17일)도 어렵게 가는데, 연달아 나토 회의까지 소화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라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각 구성 등 국내 업무가 많더라도 지난 6개월간 ‘정상 외교’가 공백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이 대통령이 나토의 초청에 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한국 정상이 예년과 달리 불참하면 ‘한국 외교 노선이 바뀌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눈에 띄는 부재(conspicuous absence)’다.

나토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부터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인태 4국(IP4)을 초청해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첫 초청을 받은 2022년부터 3년간 매년 나토 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IP4 정상으로서 네 번째 초청장을 받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내건 ‘실용 외교’의 진짜 시험대는 G7보다는 나토 회의 참석 결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현주 전 외교부 국제안보대사는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는다는 건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고 국제사회의 기대가 크다는 뜻”이라면서 “참석 시 중국이나 러시아 측에는 전례대로 참석했다고 설명하면 되지만, 불참 때는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이상하게 비치는 ‘눈에 띄는 부재’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일각의 우려와 달리 나토의 이념적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2024년만 해도 나토 회의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한 논의가 있었지만, 이번 회의에는 그러한 의제가 없다는 것이다.

여권에선 “나토 참석이 전임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며 부정적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의 나토 협력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한 것으로 초당적 대외 정책 기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청와대 자료집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1월 옌스 스톨텐베르그 당시 나토 사무총장의 청와대 예방을 받고 “글로벌 파트너로서 나토와 한국 간 협력 관계가 증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군사적 부분이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문 정부는 2019년엔 나토 사이버방위협력센터(CCDCOE) 가입 절차를 시작했다. 연례 나토 사이버 방위 훈련 ‘록 실드(Locked Shields)’에 우리가 참여를 결정한 것도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외교의 힘은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면서 “진짜 문제가 있어 큰 골간의 변화를 줄 상황이 아니라면 일관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토 등 글로벌 안보 협력체가 매번 ‘이번에 한국은 어떻게 할 것 같아?’라고 의문을 갖는 상황이 반복되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인 교수는 “이 대통령이 나토에 가서 한국이 계엄이라는 위기 국면에서 헌정 질서를 회복한 경험을 전파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국가 외교 정책의 일관성을 고려해 나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을 경우 한국은 IP4에서 가장 먼저 이탈하는 나라가 돼 향후 미국 등 서방과 맺은 관계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전 대사는 “나토는 회원국만 32국으로 G7보다 큰 다자 회의이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관련 메시지에 대한 한국 부담은 작다”면서 “이 대통령이 나토 회의에 참석한 다음에는 상하이 회의 등 중국 관련 다자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했다.

나토 참석은 K방산의 유럽 진출에 보탬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번 나토 회의의 주요 의제가 ‘새로운 전력(戰力) 모델 구축’ ‘군사력 증강 전진 배치’ 등으로, 방산 수출·기술협력·투자와 밀접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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