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에서도 물을” 백제인의 지혜, 미륵산 정상에 깃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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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해발 430m 미륵산성 정상부에 저수조를 만든 백제인들의 집념과 정교한 기술이 1400년의 세월을 넘어 모습을 드러냈다.
익산시는 전북문화유산연구원과 지난해부터 공동 진행한 미륵산성 발굴 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추정 목간과 다양한 토기류가 출토되며 고대 수리 시설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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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해발 430m 미륵산성 정상부에 저수조를 만든 백제인들의 집념과 정교한 기술이 1400년의 세월을 넘어 모습을 드러냈다.

미륵산성은 포곡식 산성으로 둘레가 1822m에 달하며, 고대 동아시아 성곽 건축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0년부터 이뤄진 3차례 조사에서 통일신라 이후로 판단되는 문지(동문지, 남문지)와 치성을 비롯해 건물지, 집수시설 등이 조사됐으나, 백제 유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치성은 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적의 접근을 조기에 관찰하고 성벽에 접근한 적을 정면이나 측면에서 공격할 수 있는 시설물이다.

저수조 내부에서는 삼족토기·개배·병형토기·단경호 등 백제 토기를 비롯해 가야계 심발형토기, 고구려계 장동호(長胴壺)·암문토기·옹형토기 등의 토기류가 출토됐다. 특히 ‘병신년 정월기(丙申年正月其)…’라는 간지(干支)명이 적힌 목간(木簡)도 나왔다. 이는 백제 사비기인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초 사이로 추정되며, 미륵산성의 축조 시기와 기능을 밝히는 결정적 열쇠로 기대된다.

익산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미륵산성의 체계적인 정비와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익산 백제왕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이번 조사가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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