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완승" KT·"15연승" 젠지, 변수와 반전은 '여기서' 나왔다
LCK 새로운 룰, 젠지와 KT의 피어리스 '승부수'
"15연승" 젠지, 경이로운 기록의 중심

[마이데일리 = 이나혜 인턴기자] 2025 LCK 스프링은 새로운 밴픽 제도, '피어리스 드래프트(Fearless Draft)'가 도입되면서 전략 게임의 본질이 다시 조명됐다. 이 변화 속에서 젠지와 KT는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며 리그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두 팀은 '밴픽'과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어떻게 활용해 승리를 거머쥐었을까.

◆ 젠지, 15연승을 만든 건 '밴픽의 철학'
LCK컵에서는 흔들렸던 젠지는 이후 정규 시즌에서 개막 15연승, 무실세트 21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젠지의 변화의 중심에는 '헬퍼' 권영재 코치가 있다. 그는 밴픽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전면 수정했다고 밝혔다.
권 코치는 "선수들의 체급도 중요하지만, '피어리스 드래프트' 방식에서는 밴픽으로도 충분히 그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전처럼 후픽에만 의존하면 피어리스 환경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챔피언 티어와 구성 밸런스를 철저히 짠 후, 상대 픽의 의도와 흐름을 분석해 최적의 픽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밴픽을 '디테일 싸움'으로 끌고 간 것도 젠지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1픽을 정하면 그 픽의 의도를 명확히 분석하고, 상대가 대응할 시나리오까지 전부 준비한다. 다음 세트로 넘어갈수록 남은 챔피언들로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도 미리 정리해둔다.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결국 준비가 승부를 가른다"고 설명했다.

◆KT, 숨겨둔 패로 완승… "티어 정리가 핵심"
KT는 로드 투 MSI 선발전에서 디플러스 기아와 농심을 연달아 3-0으로 제압하며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4라운드에 진출했다. 고동빈 감독은 이 두 경기에서의 승리 비결로 '피어리스 드래프트에 맞춘 철저한 티어 정리와 구도 설계'를 강조했다.
고 감독은 "상대보다 우리 내부의 챔피언 티어 정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한 세트에서 사용한 챔피언을 다음 세트에서 재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전혀 다른 조합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농심전에서는 상대의 '탑 중심 전술'과 '리헨즈'의 조커픽을 정확히 겨냥한 밴픽이 승부를 갈랐다. KT는 주요 전략 카드들을 4·5세트용으로 숨기며 T1전까지 전략적 이점을 이어가게 됐다.

◆피어리스 드래프트, 리그를 바꾸다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각 세트에서 중복 챔피언 사용을 금지하는 룰로, 최대 5세트까지 갈 경우 최대 50개의 챔피언이 등장해야 한다. 팀의 챔피언 폭, 밴픽 설계, 조합 시뮬레이션 능력이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팀마다 적응력은 극명히 갈린다. 젠지와 KT는 이를 기회로 전환했고, 다른 팀은 전략의 혼란 속에서 흔들렸다. 피어리스 시스템은 단조로운 메타를 깨고 전략 다양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포지션별 티어 불균형, 블루-레드 진영 간 승률 격차, 준비 시간 증가 등 부작용도 제기되고 있다.
KT와 젠지는 이 혼란을 '기회'로 만들었다. 선수들의 챔피언 숙련도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밴픽 설계, 전략 숨김 능력, 시뮬레이션 반복이 그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이제, 혼란 속에서 가장 먼저 길을 찾은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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