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의 시골편지]소설 클럽

인생이 통째 어그러져 산으로 가고 있는데, ‘어디 명산에 구경 가자, 가서 맛난 거 묵고 오자’ 꼬드김. 등산을 목적으로 만든 모임이 있다. 요상한 산악회 같은 건 아니고. 하나둘 뼈마디가 눌리고 쑤셔대서 이젠 해체 국면이야. 현주소지가 지목이 산으로 되어 있다. 멧산 말이야. 멧돼지도 살고 멧비둘기도 살아. 애당초 산에 사는데, 어디 다른 산엘 굳이 가고프겠는가. 결국 끌려가면 배낭에 기필코 시집이라도 넣어 간다. 초면이라도 물어보는 질문이 있어. “요즘 무슨 책 읽어요?” 대충 둘러대는 경우도 있지만 다행히 내 인연들은 우수한 편에 든다.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하는 책이라면 꼭 구입해서 정독한다.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까. 지중해에 가면 좋겠지만 결국 ‘자중해’. 자중 모드로 자중하면서 지내야지.
좋아하는 나폴리 민요라든가 아니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영화 음반을 꺼내 들으면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들고파. 소셜 클럽이 아니라 소설 클럽이야.
읽으려고 벼르며 사둔 소설책이 키만큼 쌓였다. 노벨 문학상의 한강 작가 책도 안 읽은 게 태반인데, 이매진 도서관에서 책을 다 구매해놓고선 엄두를 못 내고 있어. 도서관에 누가 찾아와 읽다 만 태죽(흔적의 요쪽 말)은 있더라만.
하루는 백만년 만에 교보문고엘 갔다. 책을 펴낸 지 기십년째라 판매대에 내 책은 더 이상 없다. <여행자의 노래> 음반은 그래도 여태 꽂혀 있더구만. 여기 칼럼도 책으로 묶을까 주저하다 말았다. 남의 책 읽기가 여전히 즐겁고 구미가 당긴다. 부풀린 거짓 이력과 오글거리는 광고성 추천의 글, 뻥가루(빵가루 아님)를 담뿍 바른 책은 잘 걸러내야지. 당신과 나, 인생에서 꼭 읽어야 할 책 100권을 골라 지금부터 실천하면 어떨까. 돋보기 무게와 노안이 더 깊어지기 전에.
임의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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