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일부 시내버스, 시민의 발 아닌 ‘공포버스’ 오명

박형기기자 2025. 6. 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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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중앙선 침범·과속
운전 중 전화 등 제보 잇따라
외관 광고판엔 타 지역 홍보
시 주최 APEC 행사는 없어

승객 “배차 시간도 들쭉날쭉”
시민 자료 수집 후 고발 검토
업계 “기사 고령화·인력부족
운항시간 압박 등 고충 있어”
타 지자체 축제홍보스티커가 붙은 시내버스 모습. 사진=독자 제공
시내버스가 바깥쪽 차선으로 달려가는 모습. 신호위반이 의심된다. 사진=독자 제공

경주의 주요 시내버스 노선인 70번과 100번에서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등 위험 운전이 반복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경주역과 버스터미널 등 중심 교통지점을 경유하는 핵심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안전 운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70번 버스는 경주역을 기점으로 경주대와 충효동, 터미널, 성동시장, 동천동까지 오가는 장거리 노선이다. 버스 7대의 운행 횟수만 하루 77회에 달하고, 정차 지점도 매우 많아 운전자 피로도가 높다.

한 시민은 "건천IC 인근에서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차선을 넘어 통과하는 버스와 경주대 앞 인근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는 버스를 여러 차례 봤다"며 "운전 중 교통사고가 날까봐 뒤에 따라가기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100번 버스 역시 터미널과 경주역을 경유해 보문단지에서 감포까지 오가는 주요 노선으로 6대가 하루 25회 운행된다. 관광객과 통학생의 이용 비중이 높은 노선이지만 "이차선 도로에서의 무리한 추월"과 "급차선 변경" 등의 민원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시간대에는 차량이 만석 상태로 운행되는데, 고개길을 고속으로 진입하는 모습에 승객들이 손잡이를 꽉 잡은 채 몸을 버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최근 100번 버스를 이용한 한 시민은 "기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폰을 끼고 전화통화를 하며 운전을 했다"며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집중하지 않고 운전하는 모습에 매우 불안했다"고 제보했다.

또 다른 승객은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2대가 동시에 붙어 연이어 출발하거나 한꺼번에 지나가는 경우도 흔하다"며 "시간표가 지켜지지 않고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한 상황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감포에서 덕동댐 방향 구간의 내리막 커브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곡선을 빠르게 통과하는 경우가 많아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민은 "각 마을 정류장에 정차할 때도 너무 급하게 들어가는 느낌이었고,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바짝 붙어 가는 모습에 버스 안 승객들이 모두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들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운전기사 구인이 어렵다 보니 연령대가 높은 기사들이 많고, 예전 운전 습관이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운행 시간 압박 때문에 신호를 지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유가 어떻든 공공 교통수단의 기본은 안전"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운전자의 문제를 넘어, 이를 방치하고 있는 업체와 행정의 단속 부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일부 시민들은 휴대폰 카메라와 차량 블랙박스 자료를 수집해 민원을 제기하거나 고발도 검토 중이다.

한편, 경주시내버스 단일 운송업체인 새천년미소는 사실상 준독점 체제로 운영되며, 2024년 기준 약 190억 원의 예산을 경주시로부터 보조받고 있다.

시내버스 외관에 각종 광고가 부착되고 있지만, 정작 경주시가 주최하거나 유치한 주요 국제행사인 APEC 관련 홍보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웃 도시의 관광지나 타 지자체 홍보물이 실리는 경우가 많아, 수백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지역업체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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