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고래와 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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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큰 동물은 고래다.
고래는 약 90종이 있는데, 대왕고래가 가장 크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9일 기자들에게 고래와 참치 얘기를 했다.
"산업은행을 포기하고 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고래를 참치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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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큰 동물은 고래다. 지금도 그렇다. 고래는 약 90종이 있는데, 대왕고래가 가장 크다. 보통 몸길이 21~26m, 몸무게 83~130t이다. 큰놈은 33m, 200t에 이른다. 이는 중생대 공룡보다 더 큰 덩치다. 고래는 지구 생태계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거대한 고래가 죽으면 사막과 같은 심해에 가라앉는다. 이를 ‘고래 낙하’라 한다. 고래 사체는 심해 생물의 좋은 먹잇감이다. 또 고래는 기후위기 시대 탄소량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고래는 평생 33t의 탄소를 몸에 저장한다. 고래 낙하로 한해 약 2만9000t의 탄소가 해저에 가라앉는다.

고급회의 대명사인 참치는 고등어과다. 그러고 보니 고등어랑 닮았다. 횟감으로 쓰이는 참다랑어는 몸길이 3m, 몸무게 약 300㎏이다. 참치 중에서 가장 크다. 몸값은 보통 수백만 원이지만 큰 놈은 수천만 원에 거래된다. 고래에 비하면 싸다. 고래 중 작은 축에 속하는 밍크고래는 평균 6000만 원이다. 큰놈은 억대 몸값이다. 그래서 고래를 ‘바다의 로또’라 부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인간이 먹을 때 값어치다. 생태와 관광 가치를 합산하면 밍크고래 한 마리에 25억 원의 가치가 있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몸집이 가장 큰 대왕고래 한 마리에 46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9일 기자들에게 고래와 참치 얘기를 했다. 산업은행과 동남권산업투자공사(동남투자은행)를 두고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대신 동남투자은행을 설립하겠다고 하자 밝힌 의견이다. “산업은행을 포기하고 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고래를 참치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자산 385조 원, 자본금 26조3800억 원에 33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국책은행이다. 산은캐피탈과 KDB인프라자산운용 등 수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법안을 보면 동남권산업투자공사는 자본금 3조 원 규모로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된 기관이다. 2009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면서 수출입은행·중소기업은행과 함께 이전이 꾸준히 제기됐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단순히 은행 하나 이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참치부제(參差不齊)란 고사성어가 있다. 줄여서 참치라 부른다. 길고 짧고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않다는 뜻이다. 무릇 자연과 사물은 이렇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참치’가 돼서야 되겠는가.
최현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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