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에 쓰러지면 찬물부터? "잘못하다 질식"…맞는 대처법은

무더위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연휴에만 29명이 폭염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았을 정도다. 앞당겨 찾아온 더위에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5월20일부터 6월8일까지 3주간 온열질환자는 63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90명으로 전년보다 42%나 늘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어지러움·근육경련·피로감·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우리 몸은 뇌의 시상하부가 체온을 조절·유지하지만, 높은 온도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격렬한 활동을 하는 경우, 체온 조절에 실패해 메스꺼움, 구토, 두통, 무기력,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야기한다. 섬망, 운동 실조, 발작, 의식 저하, 응고 장애, 다발성 장기 부전(장기 손상)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온열질환도 종류가 다양한데 △열사병 △일사병(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피로·오심·무력감·발열·발한·홍조·빈맥·구토·혼미 등이 있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는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외부의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잃은 것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이다. 일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의식 있는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열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지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최소 몇 시간은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게 회복에 도움 된다.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물 1ℓ에 소금 1~2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되면 노인·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가벼운 실신(열신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돼서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한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을 막으려면 헐렁하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고 외출할 때 모자·양산으로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하며,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작업이나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박성준 교수는 "여름철에는 폭염특보가 발효할 수 있으니 야외 활동을 앞둔 날 일기예보을 확인하길 바란다"며 "혹시 모를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해 야외활동 시 물을 충분히 마시고, 꽉 끼지 않는 편안한 옷을 입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개발한 '오늘건강' 앱을 활용하면 온열질환 발생 시 빠른 대처에 도움 된다. 이 앱은 기상청의 영향예보 정보를 자동 연계해, 폭염 현황에 따른 어르신 건강 행동요령을 그림 형태로 제공해 어르신이 이해하고 실천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많은 어르신이 하루를 시작하는 오전 7시에 행동요령이 자동 발송된다.
한편 지난주 연휴(6~8일) 첫날인 6일(현충일)엔 온열질환자가 5명, 7일엔 11명, 8일엔 13명이 발생했다. 사흘 만에 30여 명에 달하는 이들이 응급실을 찾은 것이다. 아직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더위는 5월 이미 시작했고 이달부터 고온 현상이 나타나다가 7~8월 폭염이 이어지는 날이 평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 낮 기온은 30도 안팎으로 평년보다 2~4도 높았다.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는 당분간 지속할 예정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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