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AI는 해석하지 않는다…직관은 인간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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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제로'는 인간 기보를 사용하지 않고 자가 대국으로만 학습합니다. 전 버전인 알파고 마스터와 대국을 두면 '왜 이 수를 뒀는지' 이해가 됐지만, 제로는 달랐습니다. 그 수를 왜 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죠. 인간의 능력 밖이 된 겁니다."
이 교수는 프로 바둑기사로 활동 중이던 2016년 3월 초기 버전 알파고와의 대국을 회상하며 "제가 패배했던 건 단순히 인간이 무너졌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30년간 익숙했던 바둑의 법칙이 무너졌고, 그 변화의 현장을 저는 직접 겪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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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AI는 계산하며 인간은 맥락과 직관으로 둔다"
"알파고 제로 이후, 인간의 바둑은 사실상 끝났다"
[전주(전북)=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제로’는 인간 기보를 사용하지 않고 자가 대국으로만 학습합니다. 전 버전인 알파고 마스터와 대국을 두면 ‘왜 이 수를 뒀는지’ 이해가 됐지만, 제로는 달랐습니다. 그 수를 왜 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죠. 인간의 능력 밖이 된 겁니다.”

이 교수는 프로 바둑기사로 활동 중이던 2016년 3월 초기 버전 알파고와의 대국을 회상하며 “제가 패배했던 건 단순히 인간이 무너졌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30년간 익숙했던 바둑의 법칙이 무너졌고, 그 변화의 현장을 저는 직접 겪은 셈”이라고 말했다. 알파고는 당시 이 교수와의 총 5판의 대국에서 네번째 대국만을 내주며 4승 1패로 승리했다.
이 교수는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당혹감을 고백했다. 그는 “1국에서 패한 건 AI가 강해서라기보다는 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당시엔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몰랐고, 인간의 감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3국에서 AI의 약점을 파악하고자 작전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초반에 승부를 걸면 안 된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또한, 2017년 후반 구글이 고도화해 선보인 알파고 제로 버전에 대해 이 교수는 “(제로 버전이) 수를 두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인간의 바둑’이 끝났다고 느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인간과 AI의 차이를 ‘감각과 직관’에서 찾았다. 이 교수는 “AI는 모든 수를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은 맥락과 직관으로 둔다”며 “대국 초반엔 감각이 중요한데, 이 시점에서 AI의 계산 능력이 인간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I의 등장은 바둑을 끝장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게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인간이 쌓아온 사고의 틀이 AI에 의해 재구성되며, ‘왜 그렇게 두는가’에 대한 해석과 판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AI는 해석하지 않는다. 의미를 만드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며 “수를 계산하는 존재가 아닌, 수를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로서 인간은 여전히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기술과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세돌 전 프로 바둑기사는 올해 2월 UNIST 공과대학 기계공학과(인공지능대학원 겸직) 특임교수로 임명돼, 오는 2028년 2월까지 3년 임기로 재직 중이다. AI 분야 자문과 특강, 대외 교류 활동 등을 통해 UNIST의 연구 역량 강화와 교육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최연두 (yond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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