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받지 못하는 사람들 위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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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 내가 빼자고 했잖아. 역할이 너무 폭력적이니까 순화 좀 하자고 그랬잖아." 연극 '유령'에서 박 사장이 정순임에게 음담패설 대사를 하고는 무대감독 역할의 배우를 불러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관객은 이게 연극의 대사인지, NG(실수)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이내 웃는다.
극장에 배우들이 모여 있고 그들의 연극이 시작된다.
하나는 "세상은 무대, 사람은 배우. 제아무리 못난 역할도 결국은 다 퇴장이구나"라는 대사처럼 인생이 곧 연극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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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이 대사 내가 빼자고 했잖아. 역할이 너무 폭력적이니까 순화 좀 하자고 그랬잖아." 연극 '유령'에서 박 사장이 정순임에게 음담패설 대사를 하고는 무대감독 역할의 배우를 불러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관객은 이게 연극의 대사인지, NG(실수)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이내 웃는다.
이 연극은 스타 연출가 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이 14년 만에 극작·연출한 창작극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유의 코미디와 재기 발랄함이 작품의 곳곳에서 묻어난다.
극장에 배우들이 모여 있고 그들의 연극이 시작된다. 배명순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가출한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주민등록도 포기하고 정순임이란 이름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떠돈다. 그는 결국 배명순이라는 원래 이름을 되찾지만 말기 암 진단을 받고 무연고자로 쓸쓸히 죽는다. 시신 안치실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화장되지 못한 채 떠도는 유령들을 만난다.
무대는 분장실이자 시체 안치실로 설정돼 있다. 작품의 주제도 공간을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세상은 무대, 사람은 배우. 제아무리 못난 역할도 결국은 다 퇴장이구나"라는 대사처럼 인생이 곧 연극이라는 것. 배우가 역할을 자기 마음대로 수정해서 연기할 수 없는 것처럼 각자 부여받은 인생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게 숙명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사라지는 무연고자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고선웅 연출은 "무연고자 관련 기사를 보고 이 작품을 쓰게 됐다.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존재 자체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 작품을 통해 온전히 애도받지 못한 채 삶을 마치는 무연고자들이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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