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여수산단, '장애인 고용비율'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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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최근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 입주 기업에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기업들은 산단의 특수한 근무환경과 구조 상 장애인 고용 비율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거서게 반발하고 있다.
한 달에 16일 이하만 일하는 단기 근로자는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관련 법에 따라 부과한 정당한 절차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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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비율 일률적 적용
석유화학 업계 고사 위기에
'수억 과징금' 부과되자 분통
장애인공단 "법대로 했을 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최근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 입주 기업에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기업들은 산단의 특수한 근무환경과 구조 상 장애인 고용 비율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거서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사는 지난 4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 고용 비율을 준수하라"며 3억 7,700만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상시 근로자들 가운데 최소 3.1%를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는 장애인고용법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 고용 비율을 준수치 않으면 1인당 최소 125만 원에서 209만 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내야만 한다.
A사의 직원은 총 70명으로 3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 정규직 기준으로는 장애인 고용 비율을 준수하고 있다. 문제는 일용직(계약직) 근로자들이다. 플랜트 건설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A사가 한 달간 고용하는 계약직 근로자들은 최대 1,000명에 달한다. 산단의 특수성 때문이다.
산단의 정유 공장들은 통상 TA(Turn Around·대정비작업) 기간을 설정, 일정한 주기로 공장 시설의 가동을 멈추고 시설 해체, 장비 점검, 검사, 청소, 내화물 시공, 설계 변경, 용량 증대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고장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수리를 진행하면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장 단위로 한꺼번에 수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때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해 토목, 기계, 정비, 배관 건축 등 각종 수리 작업을 진행한다.
문제는 이 수리가 숙련된 기술자들도 사고가 나기 쉬운 위험천만한 작업이라는 점이다. 열교환기 세척 작업의 경우 수백 기압(bar) 이상의 고압 세척수를 분사해 막힌 이물질을 뚫어낸다. 배관 작업은 밧줄을 타고 오르내리며 철골 구조를 뜯어내는 작업을 반복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플랜트건설업계 관계자는 "숙련된 기술자들도 투입하기 어려운 업종에 장애인 고용 비율을 일일이 맞춰 인력을 투입한다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법대로 장애인 고용 비율을 준수한다면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더 큰 처벌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산업 환경 특성상 매번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맞춰 일용직 근로자들을 고용키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한 달에 16일 이하만 일하는 단기 근로자는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여수산단의 경우 정유 공장들의 수리가 한 달 이상 이어지는 까닭에 모든 일용직 근무자가 일괄적으로 '상시 근로자'들로 책정됐다. 산단 입주 기업에 수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한꺼번에 부과된 배경이다.
A사 관계자는 "석유화학의 업황 부진으로 인해 줄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에게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예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며 "올해 부과된 3억 원이 넘는 과징금은 지난해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관련 법에 따라 부과한 정당한 절차란 입장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법으로 정해진 부담금을 임의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장애인 표준 사업장과 도급 계약을 맺을 때 도급 금액의 최대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또 채용이 도저히 힘들다는 기업들에게는 사무직이나 청소직을 알선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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