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트럼프 공개비판’ 브라질 룰라, 中·佛 연쇄 방문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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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며 3기 집권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과 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하며 외교 무대 전면에 나서고 있다.
마르셀로 오르타 상파울루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룰라는 집권 3기를 맞았지만, 의회의 협조 부족과 사회경제적 난제가 겹치며 리더십에 위기를 겪고 있다"며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성과를 통해 '책임 있는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부각시켜 국내 정치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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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며 3기 집권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과 프랑스를 연이어 방문하며 외교 무대 전면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지지도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비판하고 남미 국가 간 연대를 강조해 다자주의 노선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최근 공격적으로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30여 개의 투자 협약을 체결, 양국 협력을 강화한 직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룰라가 외교무대서 광폭 행보를 보이는 이면에는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이 존재한다.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심화하고 있으며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데이타폴랴(Datafolha)가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35%를 기록, 집권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고물가와 경제 성장 둔화, 주요 개혁안의 미이행, 의회 내 협상력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여론조사업체 라탐 펄스(LatAm Pulse)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특히 높은 식료품 물가가 이어지며 지난 10월 이후 약 13%p 하락했다.
이에 룰라는 외교 무대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제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파리 정상회의에서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기후위기와 보건 위기에 대해 선진국의 재정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는 빈곤층과 중도층을 기반으로 한 국내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무역을 통한 경제 상황 반전의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룰라가 방문한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으로, 룰라 정부는 농산물과 광물 중심의 수출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톈진 연설에서 그는 “공정한 다자주의 질서”를 언급, 미국 주도의 글로벌 질서에 견제구를 던진 바 있다.
브라질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자국주의 행보를 공개 비판, 자국 중심의 실리 외교 노선을 구축해왔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글로벌 이슈에서 러시아와 서방 양측을 비판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세계의 황제가 되려고 한다”며 “각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룰라는 남미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한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질은 내달 중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를 표방해 남미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마르셀로 오르타 상파울루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룰라는 집권 3기를 맞았지만, 의회의 협조 부족과 사회경제적 난제가 겹치며 리더십에 위기를 겪고 있다”며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성과를 통해 ‘책임 있는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부각시켜 국내 정치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외교적 행보가 국내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야권은 룰라의 해외 순방 일정을 두고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한 눈속임”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으며 국민 지지율 역시 아직까지 별다른 반등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 에르미니아 타바레스 상파울루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제 국민들이 삼는 의제는 과거와 달라졌다”며 “룰라는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답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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