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트럼프’ 쿠데타 모의 혐의 부인 “헌법 안에서 대안 연구한 것”

최우리 기자 2025. 6. 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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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이를 불복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처음 출석한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헌법적 틀 안에서 대안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올해 2월 파울로 고넷 브라질 검찰총장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전 해군 참모총장, 전 장관 등 33명을 쿠데타 모의 등으로 기소했고, 브라질 대법원은 3월26일 이들에 대한 재판 개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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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쿠데타 혐의로 기소된 대법원 재판에서 휴대전화를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2022년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이를 불복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처음 출석한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헌법적 틀 안에서 대안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수도 브라질리아 소재 브라질 연방대법원(STF)에서 진행된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포함한 8명의 피고인은 쿠데타 모의, 무장범죄 조직 개입, 민주 법치주의 폐지 시도, 문화유산 훼손 등 5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받게 되고, 다른 혐의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 수십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달 시작된 재판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8명의 피고인 중 6번째로 재판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된 뒤 “우리는 헌법 틀 안에서 대안을 연구했다”며 쿠데타를 실제로 할 기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데타는 시작하기 쉽지만 다음날을 예측하기 불가능하고 모두에게 해롭다. 브라질은 그런 일을 겪을 수 없고 그런 가설조차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이후 ‘부정 선거’를 주장해 온 그는 자신만이 전자 투표 기계를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이날 첫번째로 증언한 마우로 시드 전 보좌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들과 대법원 판사 등을 체포하고 새 선거를 조직하기 위한 위원회 설립을 규정하는 법령의 초안을 만들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인정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쿠데타 혐의 등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룰라 대통령 취임 일주일 뒤인 지난 2023년 1월 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대통령궁과 의회, 대법원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 연방 경찰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임기 종료 몇 달 전부터 쿠데타가 모의됐다며 기소 의견을 내며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이후 올해 2월 파울로 고넷 브라질 검찰총장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전 해군 참모총장, 전 장관 등 33명을 쿠데타 모의 등으로 기소했고, 브라질 대법원은 3월26일 이들에 대한 재판 개시를 결정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 뒤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나는 침묵하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모든 질문에 투명하고 확신에 차서 답변했다”며 “법원을 떠나며 차분한 마음으로, 이 혼란에서 이 나라를 구해낼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더욱 확신하게 된다”고 적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집권했으며 극우 성향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었다. 2022년 10월 열린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룰라 대통령에게 패했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룰라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2023년 6월 선거대법원(STE)은 권력 남용과 전자 투표 시스템에 대한 근거없는 의혹 유포 등을 이유로 2030년까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이 판결에 따라 그는 2030년 대선까지는 출마할 수 없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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