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확산 파이낸스투데이, 대선 기간 "온라인 전쟁"

노지민 기자 2025. 6. 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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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쟁 승리해 자유민주주의 체제 지킬 것" 기사·콘텐츠 온라인 확산 여론전
서부지법 폭동 모의 의혹 받는 온라인 커뮤니티, 음모론 주장해 온 정치인 등 공유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파이낸스투데이 '미디어파이터' 모집 페이지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확산해 온 인터넷 매체가 이번 대선 국면에서 '온라인 전쟁 승리'를 이뤄야 한다면서, 일부 기사나 콘텐츠를 확산시키기 위한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주요 정당 후보가 확정되고 본격 대선 국면에 접어들 무렵 '미디어파이터즈'(Media Fighters) 모집에 나섰다. 미디어파이터 홈페이지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한다 △온라인 상에서 펼쳐지는 외부의 공격과 선동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우리는 진실을 주변에 최대한 전파하는 씨앗이 된다 등 활동 강령과 같은 원칙을 밝히고 있다.

인세영 파이낸스투데이 발행인 명의로 4월28일 게재된 글에는 '미디어파이터' 참여 방법과 활동 방식, 해당 활동에 대한 보상을 약속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회원가입하시고 며칠 대기해주시면 주변에 공유할 기사 또는 콘텐츠가 문자로 전송된다. 여러분의 판단 하에 그 기사들을 자신의 SNS(인스타그램·페이스북·X·유튜브 등)와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기사, 댓글 등 다양한 곳에 최대한 널리 공유해주시면 된다”는 내용이다.

이 글에서 인세영 발행인은 “기존 언론들이 속이면서 감추고 있는 진실, 자유대한민국 수호에 반드시 공유해야 할 정보들을 선별해서 보내드린다”며 “먼저 1000명의 미디어파이터를 모집하고, 앞으로 1만 명, 10만 명, 100만 명까지 대열을 넓혀갈 계획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10만 명이 모이면 언론과 미디어의 판도는 반드시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기에 꾸준히 활동하는 분들에게는 명예로운 보상도 약속드린다”며 대가 지급을 약속하는가 하면, “우리는 반드시 온라인 전쟁에서 승리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것”이라고도 했다.

▲파이낸스투데이 미디어파이터 모집글 중 일부

파이낸스투데이는 자사가 꾸준히 보도해왔다는 '국내 언론이 외면한 이슈' 중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 진상규명'을 들었다. 정작 이 매체는 부정선거 관련해 허위정보나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해 지탄 받아왔다. 일례로 2018년 파이낸스투데이는 콩고 야당 정치인들이 한국산 선거장비로 콩고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한 것에 항의하러 방한했다고 보도했으나, 실제 이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콩고 난민들로 드러났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를 부정선거 중심에 둔 보도를 이어갔는데, 지난 2월 A-WEB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파이낸스투데이 10건 모두 정정 및 반론보도(2건)·반론보도(8건)가 게재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서 키르기스스탄이 한국산 개표기로 부정선거를 했다거나, A-WEB 초대 사무총장이 전자개표기 수출 등을 주선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보도 등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파이낸스투데이의 미디어파이터 모집 소식은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윤 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됐다. 정치권의 대표적 부정선거론자로 2020년 선거무효 소송을 냈다 최종 패소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미디어파이터 모집 공고를 반복해 게재했고, 그를 지지하는 SNS 그룹에도 이 공지가 공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모의가 이뤄졌다고 지목된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미정갤) 등에도 미디어파이터 모집글이 공유됐다. 10일 현재 248회 추천을 받은 5월7일자 미디어파이터 관련글엔 “스데보다 여기가 정론이지 백신부터 지난 미 트 재선 부정선거부터 제대로 정보전달한 유일한 곳” “이런 게 독립 운동” 등 환영하는 반응과 함께 미디어파이터로 가입했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스데'는 파이낸스투데이 등과 더불어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윤석열 비상계엄·탄핵 국면에서 '중국 간첩 99명 체포설' 허위기사를 만든 스카이데일리로 추정된다. 또한 부정선거론을 옹호하는 일부 네이버 밴드, X 등 SNS 계정에도 미디어파이터 가입 독려 글이 게시됐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부정선거 수사하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피켓에 중국공산당(CCP) OUT이라는 문구가 있다. ⓒ연합뉴스

이번 일을 계기로 파이낸스투데이가 민 전 의원과 더불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 도태우 변호사(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등 정치권 부정선거론자들의 메시지 확산 창구처럼 역할한 이력도 주목된다. 특히 지난 대선 무소속 후보로 출마(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하며 중도 사퇴)해 사전투표 참관인을 동원한 선거사무 방해 혐의로 고발된 황 전 총리는, 2021년부터 730여 회 파이낸스투데이에 '황교안의 손편지'를 기고하며 부정선거론을 펼쳐왔다. 이런 가운데 파이낸스투데이는 지난 정권에서 정부 광고 규모가 윤 전 대통령 취임 전후 두 배 이상(1억81만 원에서 2억620만 원) 늘고, 대통령실 신규 출입 매체로 진입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부정선거 음모론' 퍼뜨린 언론들, 세금으로 키웠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10일 “파이낸스투데이는 부정선거음모론 등 근거 없는 루머나 허위조작정보, 혐오표현 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온 언론이다. 세월호 유족 모욕 막말, 한강 대학생 사망 타살 가능성, 이태원참사 음모론, 건설노조 분신 방조 주장, 민주노총 폭행 경찰 혼수상태 보도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에 광고성 기사 게재 등으로 네이버 콘텐츠 제휴에서 뉴스스탠드 제휴로 강등된 바 있다”라고 지적한 뒤 “그런 언론이 사실상 댓글조작에 해당되는 활동을 장려하고 참여자들을 모집한 일은 언론윤리 차원의 문제를 넘어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만약 실정법 위반 여부가 드러날 경우 언론계 퇴출은 물론이고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파이낸스투데이 측은 미디어파이터 모집 및 운영 취지, 참여자들에 대한 보상 방식, 언론사가 선거 국면에서 여론 조성에 직접적으로 나서는 문제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질의에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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