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팔 독립국가 건설, 미국 외교 정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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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미국이 더 이상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으며, 만약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건설된다면 아랍 국가들이 땅을 떼어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유세프 무나예르 미국 워싱턴 아랍센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책임자는 "그(허커비 대사)는 수십년 동안 여러 정부에 걸쳐 미국이 행해 온 행동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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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미국이 더 이상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으며, 만약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건설된다면 아랍 국가들이 땅을 떼어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미국의 정책 목표로 남아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허커비 대사는 “문화를 바꿀 만한 중요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1993년 미국의 중재 아래 양국이 맺은 ‘오슬로 협정’에 기반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독립된 주권 국가로 공존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영토는 이스라엘이 아닌 이웃 아랍국가에서 떼어 제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국제법상 불법으로 점유 중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언급하며 “(그들이) 꼭 ‘유대와 사마리아’에 있어야 하냐”고 물었다. ‘유대와 사마리아’는 서안지구를 가리키는 유대식 표현이다.
그는 비비시(BBC)와의 별도의 인터뷰에서는 “무슬림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땅의 644배를 차지하고 있다”며 “만약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우리가 ‘유치하겠다’고 말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도 말했다.
두 국가 해법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세워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허커비 대사는 두 국가 해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또한, 아랍 국가들이 그래도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원하면 자신들 땅을 떼어주고 그 땅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태미 브루스는 브리핑에서 “(허커비)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해석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그는 두 국가 해법이 미국의 정책 맞냐는 질문에 “미국의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허커비 대사는 아칸소 주지사를 지낸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대표적 친이스라엘 인사다. 그는 대사 지명 전에도 “서안지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안지구가 아니라) 유대와 사마리아다”고 말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내각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편이다.
그의 이번 발언을 개인 성향 때문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저류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전체의 분위기가 흐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첫 임기 이래 ‘두 국가 해법’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친이스라엘 정책을 강화해왔다. 칼레드 엘간디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현대 아랍연구센터 연구자이자 전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고문은 가디언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가 본 것들, 가자 주민 추방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개적 지지와 이스라엘 정착촌과 합병 정책 등을 고려하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짚었다.
유세프 무나예르 미국 워싱턴 아랍센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책임자는 “그(허커비 대사)는 수십년 동안 여러 정부에 걸쳐 미국이 행해 온 행동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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