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故 김충현 동료 "2인 1조 원칙? 비용 많이 들고 보이지 않는 곳은 안 지켜져"
- 故 김충현 사망 사고 일주일 뒤, 또 노동자 쓰러져…의식불명 상태
- 2인 1조 원칙에도 고인은 홀로 작업, 누군가 있었으면 죽음 막았을 것.
-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보이지 않거나 비용 부담 큰 곳은 안전 시스템 미흡
- 원청, 고인이 업무 지시 받았다는 기록 남아있는데도 책임 회피
- 6개월~1년 단위, 쪼개기 계약 관행…관리 부실의 근본 원인
- 바뀌는 2차 하청 업체 대부분, 안전관리 시스템 잘 지키지 못해 김영훈>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
☏ 진행자 > 지난 2일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 씨가 홀로 기계작업을 하다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쓰러졌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이 되는지 정말 답답한데 이분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김영훈 > 네,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 네, 안녕하세요. 일단 쓰러진 노동자, 이분은 지금 상태가 어떻습니까?
☏ 김영훈 > 네, 아직까지 호흡은 하시는데 의식불명인 채로 지금 병상에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진행자 > 혹시 원인 이런 건 좀 밝혀진 게 있나요?
☏ 김영훈 > 아직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인데요. 케이블 포설 작업을 하다가 쓰러지신 걸로만 지금 파악이 되고, 자세한 것은 경찰이 아마 조사 중일 겁니다.
☏ 진행자 > 이분도 홀로 작업을 하다가 쓰러지신 거죠?
☏ 김영훈 > 같은 현장에 여러 명이 작업을 하셨다고 하는데 사고 당시에는 쓰러진 것을 바로 신고를 하고 병원에 이송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알겠습니다. 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이런 일이 반복이 되는지 정말 지켜보는 입장에서 좀 답답한데요.
☏ 김영훈 > 네.
☏ 진행자 > 지회장님 같은 경우는 고 김충현 씨의 동료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고인과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하셨던 건가요?
☏ 김영훈 > 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같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그럼 당시 고인이 하고 있던 기계 작업은 어떤 일이었던 거예요?
☏ 김영훈 > 고인이 생전에 하시던 일은 선반이라고 있습니다. 범용선반을 주로 다루셨는데 선반 기계공작실 안에서 일을 하는 형태가 됐고 그리고 주로 원청에서 의뢰를 하면 부품을 가공하거나 새로 제작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 진행자 > 그럼 이때 고인이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겁니까?
☏ 김영훈 > 네.
☏ 진행자 > 이게 지금 규정이 어떻게 돼요? 2인 1조 아닌가요?
☏ 김영훈 > 네. 위험 작업은 2인 1조가 원칙이라서 모든 현장에 출동하는 사람들은 2인 1조 원칙을 지킨 채로 이렇게 작업을 하시지만 사실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보이는 곳에 대한 안전관리 그리고 안전시스템의 구축은 어느 정도 됐지만 사실상 보이지 않는 곳이나 실질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곳은 안전시스템이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러면 고인이 작업하던 것은 위험 작업이어서 2인 1조로 했어야 되는 그런 작업이었나요?
☏ 김영훈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다?
☏ 김영훈 > 네, 그 선반장 안에 회전하는 물체가 굉장히 고속으로 회전을 합니다. 비상 정지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상황을 옆에서 누군가 있었으면 그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 여러 선반장을 다루면서도 조금 옆에 아무도 없었던 게 아무래도 죽음을 지키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반복이 되는 거고 왜 개선이 안 되는 거죠?
☏ 김영훈 > 아무래도 구조적 요인이 큽니다. 여기 고인이 생전에 소속된 하청회사는 2차 하청인데요. 원청인 서부발전과 한전 KPS가 다단계 하청처럼 운영하던 그런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회사들이 실질적으로 6개월 내지, 1년 단위의 계약을 하다 보니까 사실 들어오는 회사들도 안전관리 시스템을 잘 지키지 못하는 회사들이었어요. 그렇다 보니까 그 구조적 폐해가 실질적으로 죽음으로 이어진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원청도 그렇고 하청도 그렇고 회사 측에서는 모두 우리는 시킨 게 없다. 이런 식으로 주장을 하고 있다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김영훈 > 사실 그 서부발전과 한전 KPS에서 입장문을 처음 냈을 때 굉장히 여기 일하시던 조합원들 그리고 동료들 정말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그때 당시가 어떤 상황이었냐면 사고 현장을 목격한 직후였어요. 사고 조사가 한창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 '임의 작업을 했다. 자기들이 시킨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라는 식의 입장문을 냈는데 그거를 보고 굉장히 분노를 하셨죠. 누가 봐도 원청의 업무 지시로 시킨 일이 맞는데 실제로 그런 서류들도 남아있고 고인이 생전에 작성하던 서류도 있고 저희 입장에서는 책임 회피로밖에 보이지 않는 입장문이었습니다.
☏ 진행자 > 쉽게 말하면 고인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다라는 주장인데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그럼 굳이 그런 일을 왜 했느냐라는 얘기가 그 다음에 따라 붙어야 되는 거지 않습니까?
☏ 김영훈 > 그 일을 원래는 계약 위반과 관련된 내용도 들어가 있어요. 원청이 시키면 안 되는 일을 하셨던 건데 실질적으로는 안전관리 시스템이라는 이런 서류적인 체계가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원청에서는 그 일을 시키면 안 되는 일을 계속 시키고 서류를 남겨서는 안 되는 그런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서류를 안 남기다 보니까, 의도적으로 안 남긴 건데 그 서류가 없다고 해서 임의 작업을 했다라고 주장을 하는 겁니다.
☏ 진행자 > 어제 성명에서 자료 통제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던 게 혹시 이게 그 얘기인가요?
☏ 김영훈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좀 더 설명을 해 주신다면?
☏ 김영훈 > 실질적으로 내부에 있는 서류들을 하나하나 원래 고용노동부와 협조해서 그 서류들을 봐야 되는데 그 협조를 지키지 않고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서 변호사나 아니면 법률원이 되겠죠. 서류를 하나하나 법률 검토를 해서 넘기겠다는 말인데 실질적으로 그거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들이 작성한 서류들이 공개가 되면 자기들한테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아무래도 그런 내부적인 지침을 내리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진행자 >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서 이제는 안전관리 책임의 외주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주장도 하셨어요. 이건 어떤 이야기입니까?
☏ 김영훈 > 네. 실질적으로 안전에 대한 책임회피성 발언을 현장에서 사고조사 안에서도 그리고 실질적으로 감사가 시작되는 와중에도 그런 말을 계속하고 있어요. 정말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데 얼마 전에 그런 책임회피성 발언을 하도 많이 하셔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슬픈 와중에도 굉장히 분노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그 책임에 대한 이런 회피가 계속 지속되고 있었음을 그냥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 진행자 > ‘쪼개기 계약’ 관행도 지적을 하셨는데, 이건 어떤 이야기입니까?
☏ 김영훈 > 계약을 여기 하청구조가 2차 하청에서 일어나는 계약 조건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보통 계약을 하는데 1년에서 6개월에 정말 초단기 계약을 하고 있어요. 그 계약 부분을 거의 지금까지 2016년도부터 계속 일해 오셨는데 1년마다 쪼개기 계약을 당하고 임금 조건, 근로 조건도 제대로 적용받지 못한 채 일을 하고 계셨던 거죠.
☏ 진행자 > 지금 지회장님이 몇 가지 사례를 말씀해 주셨는데 '이게 현장에서 지금 계속 나타나고 있는 꼼수다' 이런 지적이신 것 같은데 그러면 그만큼 또 그거는 계속 그러면서 강화되는 게 정부의 근로감독이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다고 평가하세요?
☏ 김영훈 > 사실 좀 그 부분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데 예전에 저희가 조합을 만들었을 때도 고용노동부에 한번 이야기를 했습니다. 좀 도와달라고. 사실 그때는 아무래도 한전 KPS가 공기업이다 보니까 저희한테 이런 내용에 대해서 그때 당시 얘기가 잘 안 됐어요. 그래서 사실 고용노동부한테도 얘기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이번 기회에 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보이지 않는 이런 구조적 시스템까지 고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지난주에 고 김충현 씨 추모제 연 뒤에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셨는데 혹시 대통령실에서 답변은 있었습니까? 짧게 좀 말씀해 주신다면.
☏ 김영훈 > 그때 추모제 당시에 저희가 대통령실까지 행진을 하고 요구안을 전달했습니다. 그때 나오셨던 분은 비서실장님이 나오셔서 최선을 다하시겠다고 요구안을 받아가셨습니다.
☏ 진행자 > 그 다음에 추가 답변은 아직은 없는 상태고요?
☏ 김영훈 > 네. 추가 답변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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