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들 힘 없어 떨군…세상 가장 애절한 '관계'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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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러질 듯한 나뭇잎 몇 장이 흩날린다.
잎보다 바짝 더 마른 나뭇가지는 덩달아 휘청이고.
실처럼 가늘어진 가지는 더 이상 나뭇잎을 지탱할 힘이 없나 보다.
덕분에 어찌 보면 유려한 붓글씨의 획으로도 보이는, 차마 말로는 못 꺼낸 저 '관계'가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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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곤충 등 한낱 미물에 기울인 애정
‘그린다’는 차원 넘어 생원근원 더등어
자연순환에 태우고 우주이치에 당도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바스러질 듯한 나뭇잎 몇 장이 흩날린다. 잎보다 바짝 더 마른 나뭇가지는 덩달아 휘청이고. 실처럼 가늘어진 가지는 더 이상 나뭇잎을 지탱할 힘이 없나 보다. 애써 그 곁으로 뻗어보지만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겹다. 속절없이 떨군다. 세상에 이렇게 애절한 ‘연’이 또 있으려나.

옛 그림이 그랬듯, 흔히 ‘미물’이라고 세간의 관심에서조차 밀려난 그들에 작가가 붓끝을 내준 건 단순히 ‘그린다’의 차원을 넘어선다. “작은 열매, 하찮은 풀 한 포기라도 그 외형 이전에 존재하는 생명의 근원을 생각하게 됐다”니까. 그렇게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생명에 공기·빛을 만나게 해주고, 돌고 도는 자연의 순환에 올려 태우고, 종국엔 우주의 이치에까지 당도케 한 거다.
이전 작업과 달라진 게 있다면 ‘그리지 않고 그린 공간’이라고 했던 여백을 배경으로 채운 점이라고 할까. 덕분에 어찌 보면 유려한 붓글씨의 획으로도 보이는, 차마 말로는 못 꺼낸 저 ‘관계’가 더 선명해졌다.
6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벽원미술관서 여는 기획초대전 ‘빠져들다: 김진관’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156.6×127.5㎝. 한벽원미술관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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