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싸도 안 사요" 5000원짜리도 재고만 쌓인다…옷 가게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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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의류 판매장과 동묘 의류 시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지난 9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종로구 동묘 중고 의류 시장엔 '여름 특가 세일'이란 글귀 아래 점포마다 옷과 양말, 모자, 신발 등이 진열돼 있었다.
중고 의류 판매상 60대 여성 황모씨는 "이곳에서 25년 넘게 옷 장사를 했지만, 요즘은 코로나 때보다도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주말에 조금 오지만,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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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의류 판매장과 동묘 의류 시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 진열대엔 안 팔린 옷과 신발이 쌓여 있었고, 사람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물가 속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덜 급한 지출부터 줄이는 현실이 현장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의류·신발 소비지출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4.7% 줄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의류가 5.3%, 신발은 9.2% 감소했다. 소득 수준별로 살펴봐도 의류·신발 지출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소득 5분위별 소비지출을 보면, 1분위의 의류·신발 지출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5% 줄었다. 이 외에도 △2분위 -13.8% △4분위 -6.1% △5분위 -3.3%로 모두 감소했다. 유일하게 증가한 구간은 3분위(0.4%)였다.
지난 9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종로구 동묘 중고 의류 시장엔 '여름 특가 세일'이란 글귀 아래 점포마다 옷과 양말, 모자, 신발 등이 진열돼 있었다. 가격대는 5000원에서 3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손님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가끔 외국인 관광객이 들러 옷을 구경했을 뿐, 옷을 구매한 사람은 없었다.
중고 의류 판매상 60대 여성 황모씨는 "이곳에서 25년 넘게 옷 장사를 했지만, 요즘은 코로나 때보다도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주말에 조금 오지만,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근처에서 운동화를 판매하는 50대 남성 A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평일엔 사람이 거의 없고, 점심시간이 돼야 그나마 몇 명 오는데, 그마저도 적다. 주말엔 외국인이 오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줄었다"라고 말했다.

평소라면 손님들로 북적였을 명동거리도 퇴근 시간인 오후 6시가 지나도 한산했다. '세일' 문구가 빨간 글씨로 매장 곳곳에 붙어 있었지만, 손님은 드물었다. 그나마 매장을 찾은 이들은 일본, 중국, 필리핀 등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한 의류 매장 직원 B씨는 "최근에는 내국인 손님은 적게 오는 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많이 온다"라고 말했다.
황준범씨(26)는 "물가가 오르다 보니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게 됐고, 자연스럽게 의류 지출이 가장 먼저 빠졌다. 지난해에 입던 옷을 꺼내 입고 있지만, 큰 지장이 없어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아무리 싸게 팔아도 지갑을 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경기·고물가 시대엔 의류처럼 비 필수재 소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단기간 내 경기 회복이 어렵다면, 이런 소비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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