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점유하는 광장, 다시 연결되는 존재들
6개국 9명 작가 참여…기억·연대 실천 담은 작품 ‘한자리’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의 ‘점유하는 광장’을 키워드로 삼아 연결과 연대 방식에 대한 탐구에 중심을 둔다. 과거의 사건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어떻게 연대하고 있는가, 미래에는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전시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참여 작가 9인의 실험적 작업을 통해 ‘점유’의 다양한 감각을 풀어낸다.
참여 작가는 한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중국, 홍콩 등 6개국 출신으로 전남 출신 작가 4인을 포함해 총 9명(팀)이 함께한다. 이들은 저마다의 현실과 맥락 속에서 점유를 생존·저항·연대·기억의 형식으로 드러낸다.

한국은 정권 교체 이후에도 대형 재난과 사회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작가들은 이러한 조건 속에서 지역성과 장소성, 공동체의 감각을 다시 사유하며, 점유를 삶과 기억을 회복하는 실천으로 제시한다.
우크라이나 작가는 전선에 참전 중인 인물로, 생존과 저항의 최전선에서 작업을 이어가며 점유를 존재의 기록으로 환원한다.
튀르키예 작가는 침묵당한 몸과 공간을 소환해 억눌린 존재의 회복과 저항의 제스처로 풀어내며, 홍콩 작가는 국가보안법 이후 사라진 공공성과 기억의 장소를 복원하는 예술적 행위를 통해 연대의 감각을 회복하고자 한다.
우크라이나의 오픈 그룹(Open Group)은 전장의 현실을 담은 설치작업을, 튀르키예의 에르칸 오즈겐은 억압과 침묵의 시간을 영상으로 시각화한 작업을 선보인다. 홍콩 출신 아이작 총 와이는 소멸된 공공성과 기억의 장소를 신체와 영상 언어로 환기한다.
한국 작가로는 장흥 출신 권승찬이 국가보도연맹 사건을 주제로 한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점유를 기억의 회복으로 풀어내고, 곡성 출신 이세현은 사진을 통해 사건의 흔적을 조망한다. 강수지·이하영 작가는 청년 세대의 시선으로 시대의 감각과 정서를 담은 영상 작업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의 에코 누그로호는 대형 벽화를 통해 참여와 연대의 메시지를, 중국의 진양핑은 도시화와 인간 존재의 교차점을 포착한다. 이산(정문성)은 이불로 형상화한 광장을 통해 공간과 감각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한다.
전시는 섹션 구분 없이 하나의 공간에 작품을 혼재해 배치했다. 관람객은 자유롭게 이동하며, 작품 사이의 시간성과 의미를 유기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아티스트 퍼포먼스와 토크가 예정돼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과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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