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빠지자마자..수비 무너지며 패한 LG, 이래서 오지환이 필요하다
[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1군에서 빠지자 빈자리가 유독 크게 드러났다. 이래서 오지환이 필요한 LG다.
LG 트윈스는 6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LG는 2-6 패배를 당했고 2위 한화와 승차가 0.5경기로 줄어들었다.
수비에서 비롯된 패배였다. 1회초 나온 수비 실책이 '스노우볼'이 됐다.
LG는 이날 좌완 에이스 손주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손주영은 올해 SSG전 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한 'SSG 킬러'였다.
손주영은 1회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했지만 김성욱을 삼진, 최정을 뜬공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고명준에게도 3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을 이끌어냈다. 2-4번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1회를 마치는 듯했다.
하지만 3루수 김주성이 1루에 어이없는 악송구를 범하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김주성은 1루수 오스틴의 키를 까마득히 넘기는 공을 던졌고 2루 주자 최지훈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SSG의 선제 득점.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원래대로라면 1회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어야 할 5번타자 에레디아가 투수 강습타구를 날렸고 손주영이 타구에 다리를 맞아 쓰러졌다.
손주영은 테이핑 등 처치를 받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밸런스를 잃은 듯 2회 집중타를 허용했다. 손주영은 2회에만 4연속 안타를 내줬고 사사구도 2개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2회까지 50개가 넘는 공을 던진 손주영은 4.2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1회초가 고명준의 3루수 땅볼로 마무리가 됐다면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달랐을 수도 있었다. 수비의 중요성이 여실히 나타난 경기였다.
LG는 전날 주전 유격수이자 팀의 리더 중 하나인 오지환을 1군에서 말소했다. 올시즌 내내 부진한 오지환에게 염경엽 감독은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오지환이 빠진 자리를 채울 후보 중 하나로 김주성을 이날 1군에 콜업했다.
김주성은 퓨처스리그에서 최근 10경기 타율 0.38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불안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송구에 대한 불안이 컸다. 염 감독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송구 불안을 이유로 김주성을 1군에 부르지 않았지만 오지환이 말소되며 마음을 바꿨다. 하지만 그 불안요소는 결국 1군 등록 첫 경기에서부터 폭발했다. 평범한 땅볼 타구를 실점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주축 선발투수가 부상 위험에도 노출됐다.
최고의 수비력을 가진 베테랑 유격수 오지환은 LG 내야진의 중심이다. 만약 오지환이 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무릎이 좋지 못한 문보경이 지명타자로 이동하더라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가진 구본혁이 3루를 맡아 탄탄한 내야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지환이 빠진 탓에 유격수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인 구본혁이 사실상의 주전 유격수가 됐고 3루 불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에 대해 "우리가 육성과 성적을 같이 해내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백업들이 오지환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은 안된다. 오지환은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선수고 중요한 선수다"고 말했다. 어느덧 35세 노장이 됐지만 공수 양면에서 오지환을 확실하게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는 것. 특히 오지환이 내야의 중심에 서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오지환이 유격수 자리를 확실히 지킨다면 유틸리티 구본혁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근 타선이 침체된 LG는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실점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비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수비 균열로 한 주의 시작부터 패배를 떠안은 LG가 과연 오지환이 제 컨디션을 찾고 돌아올 때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염경엽 감독이 강조한대로 LG에는 여전히 오지환이 필요하다.(사진=오지환/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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