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통화부터 韓美 틈새 노린 시진핑...“다자주의·자유무역 지켜야”
李 “다방면에서 교류 협력”
習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사드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
경제분야서 물꼬틀지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6.1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매일경제 김호영]](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0/mk/20250610211503479sitr.jpg)
시 주석은 통화에서 이 대통령에게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면서 미·중 전략 갈등 속에서 미국에 선을 긋고 한국이 미국에 더욱 밀착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현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새로운 정부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호혜 평등의 정신하에 경제, 안보, 문화,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한은 옮길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양국 관계는 시대 발전의 흐름과 양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CCTV는 “중·한 수교의 초심을 유지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두 정상은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협력 등 실질적인 협력 분야에서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7년 사드 임시 배치가 이뤄지며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본격화했고, 미·중 경제 패권 다툼 가운데 한국이 미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 추세를 그렸다.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2021년 26%에서 2022년 22.8%, 2023년 19.7%로 감소했다. 2025년엔 1분기를 기준으로는 18%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23년 만에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중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한 양국 협력이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대통령이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한다”고 하자,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인 만큼 중국 측은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 기조, 한중 관계 정상화 간 균형점을 찾아야 할 숙제를 풀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장 한중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 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통해 중국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점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이날 시 주석의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수호 발언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립주의와 탈세계화, 고관세율 부과 등에 대립하는 개념들로,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에 밀착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던졌다는 것이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격동하는 국제 정세에 더 많은 확신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공동 수호하고, 글로벌 및 지역 공급망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심사를 존중하고 중·한 관계가 항상 올바른 궤도에 오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시 주석 이야기의 핵심은 대미경사(對美傾斜)를 완화하자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공급망 안정과 중국의 다자주의 질서가 트럼프의 불확실성보다 나은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경사는 외교적 무게중심을 미국에 둔다는 의미다.
강 교수는 이어 “시 주석이 서로 존중하자고 언급한 ‘핵심 이익’에는 대만 문제가 포함된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이야기하는 등 행위를 중국은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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