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있다, 전국에 잇다]처녀 뱃사공 노래 태어난 함안
한국전쟁 당시 처녀 뱃사공의 애환 담은 국민 애창곡 탄생지
남강 두물머리에 석양 비치는 천하의 비경 품은 악양루 눈길
봄꽃 축제 열리는 악양생태공원에 노래비 포토존 관광 명소
함안군의 악양나루는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와 대산면 서촌리의 경계 지역에 함안천과 남강이 합류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함안의 명소, 악양루가 있다.
파랗던 하늘과 남강이 황금빛으로 물들면 악양루와 어울러져 장관을 이룬다. 전국에서 많은 사진 작가들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악양루 입구 부근에는 하나의 기념비가 서 있는데, 나이 지긋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국민 애창곡의 하나인 '처녀 뱃사공' 노래비다.
처녀 뱃사공은 가수 윤항기, 윤복희 남매의 아버지인 윤부길(작고)씨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인 1953년 9월 당시 유랑극단과 함께 함안 가야장터에서 대산장터로 가는 도중에 악양나루터에서 노를 젖던 처녀 뱃사공의 애절한 사연을 듣고, 노랫말을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노랫말은 1959년 작곡가 한복남(작고)씨가 곡을 붙이고 당시 인기가수 황정자씨가 불러 큰 인기를 얻었고, 1970년대 남성듀오 '금과은'이 다시 불러 전 국민적인 애창곡으로 불리워졌다. 함안군은 이 노랫말의 유래를 발굴해 지난 2000년 10월 2일 악양루 부근에 '처녀 뱃사공' 노래비를 건립했다.

◇남강과 함안천이 합류하는 함안 악양루
경남도 문화재 자료 190호로 지정된 악양루는 함안군 가야읍에서 북쪽으로 6㎞ 가량 떨어진 대산면 서촌리 악양마을 북쪽 절벽에 있는 정자이다.
조선 철종 8년(1857)에 세워진 정자로 풍경이 뛰어나며 함안천과 남강이 만나는 합류 지점 약 400m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다.
남강 건너편에는 법수면의 제방과 넓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고 아래 쪽에는 남강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악양루는 한국전쟁 이후에 복원해 1963년 고쳐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악양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 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정자의 이름은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루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옛날에는 '기두헌'이라는 현판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청남 오재봉이 쓴 '악양루(岳陽褸)'라는 현판만 남아있다. 악양루 산책로 주변에는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암석을 관찰할 수 있다.
오늘날 악양은 남강과 함안천이 합류하는 물이 많은 곳으로 1997년 악양교가 놓이면서 옛 나루터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처녀 뱃사공의 무대
1950년대 악양나루터에는 20대의 처녀 뱃사공이 있었다. 본래는 처녀의 오빠가 뱃사공 일을 해 왔는데 군 입대를 하는 바람에, 늙은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자신이 직접 뱃사공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오빠를 기다리며 노를 젓는 처녀의 모습이 애처로워 당시 유랑극단을 이끌고 악양 나루를 건너던 윤부길씨가 애절한 사연을 듣고, 곧바로 '처녀 뱃사공'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함안군은 오랫동안 지역에서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처녀 뱃사공의 애절한 사연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이를 문화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악양 나루터가 있는 한적한 도로변에 처녀 뱃사공 노래비를 건립했다.
노래비 앞면에는 노랫말, 뒷면에는 노래의 탄생 배경을 새겼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앙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 가슴 물결이 이네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보내마/
어머님 그 말씀에 수줍어질 때,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처녀 뱃사공' 노래 가사(윤부길 작사, 한복남 작곡, 황정자 노래)
함안군은 처녀 뱃사공의 노랫말이 유래한 지역이 함안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처녀 뱃사공을 추억하고자, 지난 2008년부터 가수 윤항기씨를 초대해 처녀 뱃사공 전국 가요제를 '함안군민의 날'에 맞춰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4월 25일 처녀 뱃사공을 기념하는 제16회 함안 처녀 뱃사공 전국 가요제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 신청은 15세 이상 60세 이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상금은 대상 1000만원, 금상 500만원, 은상 300만원, 동상 200만원, 장려상 150만원, 인기상 1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고, 대상·금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의 가수 인증서를 주는 권위있는 전국 대회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악양생태공원 처녀 뱃사공 노래비와 재현행사
악양루에서 내려 보이는 하천 수변의 제방과 넓은 들은 5월이 되면 꽃양귀비, 꽃잔디, 금계국, 유채, 샤스타데이지, 수레국화 등 사방이 온통 꽃 천지인 악양생태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잔디마당과 생태연못을 중심으로 다양한 나무와 식물, 계절에 따라 다양한 색색의 야생화가 핀다.
악양생태공원은 대산면에 위치한 공원으로 26만 5307㎡ 면적에 전국 최장 길이의 둑방과 수변, 습지와 연계한 친환경적인 문화공간으로 2017년 조성됐다. 함안군은 이곳에도 처녀 뱃사공 노래비를 세워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포토 존 장소를 만들었다.

악양생태공원은 어린이 놀이시설, 야외공연장, 방문자센터 등의 시설이 마련돼 있고 야생화와 잔디광장 공연장, 생태연못, 전망대, 코스모스 둑방 길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어 모처럼 야외에서 자연경치를 즐기며 휴식을 원하는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새롭게 선보인 검정 고무신을 신고 기념비 앞에서 사진을 찍는 처녀 뱃사공 의복 체험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선동기자 sundo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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