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 국내 생산 ‘공급망 자립’ 큰 걸음
중국산 원료 배제한 배터리 제품
미 중심 고객사들 요구에도 부응
3400억 투자, 연 4만5000t 생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렀다. 실내 계량기를 보니 온도 36.5도, 습도 37.1%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배터리의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을 용해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돌아가는 저장 탱크가 내뿜는 열이 공장 전체를 덥히기 때문이라고 했다.
10일 준공식과 함께 본격 가동을 시작한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전구체 공장(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을 찾았다.
보호구와 보호마스크는 기본이고 덧신과 보호구 덮개를 착용하고 먼지를 떨어내는 에어샤워 시설까지 통과해야 공장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노수진 광양전구체공장장은 “사람은 물론 외부에서 반입하는 각종 자재들도 에어샤워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공장 내부엔 창문이 없고, 출입문도 이중셔터 구조로 돼 있다.
전구체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전 단계 물질을 말한다. 니켈 등 광물이 정제·제련 등 일련의 가공을 거쳐 전구체로 탄생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배터리의 품질과 성능이 판가름 난다.
세척과 탈수, 건조 등 공정을 통해 불순물과 사투를 벌이는 이유다. 양극재 공장으로 보내진 전구체는 리튬과 결합해 완제품인 양극재가 된다.
2022년 12월부터 3400억원을 투자해 2만2400㎡(약 6800평)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은 모두 10개의 전구체 제조 설비라인을 갖췄다.
여기서 연간 4만5000t 규모의 전구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5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전구체는 포항과 광양, 캐나다의 양극재 공장으로 보내져 전량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인 ‘얼티엄셀즈’에 공급된다.
이소영 에너지소재기획그룹장은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 정책 기조에 따라 북미용 제품 중심으로 중국산 원료를 배제한 배터리를 만들어달라는 고객사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핵심 광물의 정제·제련이 가능한 이번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공급망 자립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장기화 등 어려운 국면을 지나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공급망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적기”라며 “캐즘이 끝난 뒤 뛰어들면 그땐 이미 늦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제한적이나마 원료(광물)부터 반제품(전구체)을 거쳐 완제품(양극재)에 이르기까지 그룹 차원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한 공급망 자립을 실현했다는 뜻이다.
엄기천 사장은 기념사에서 “이번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자급 체제를 완성했다”며 “앞으로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자국 중심의 글로벌 통상 체제에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국내 공급망을 다지고,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엄 사장 외에도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 정인화 광양시장, 최대원 광양시의회 의장, 구충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정 시장은 축사에서 “오늘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은 우리나라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가 90%를 웃도는 현실에서 ‘탈중국’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라며 “국내 공급망 자립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양 | 권재현 선임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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