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부터 노동자까지…자수로 되살아난 '잊힌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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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하지만 역사책에서 여성의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
이는 자수라는 장르와 만나 역사에서 잊힌 수많은 여성 노동자의 이름과 기여를 상기시킨다.
여성 외에도 그는 동물 등 그간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존재들의 소중함을 다양한 매체로 조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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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인 작가 개인전
7월 20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하지만 역사책에서 여성의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 예술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11세기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자수로 제작한 중세 예술품 중 최고로 꼽히는 걸작이자, 영국사(史)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헤이스팅스 전투의 이야기를 담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70m 길이인 이 작품은 수많은 여성의 정교한 손기술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작 작품을 만든 여성들의 이름은 어느 곳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 열리고 있는 홍영인 작가(53)의 개인전 ‘다섯 극과 모놀로그’에 나온 대표작 ‘퍼포먼스 다섯 극을 위한 매뉴얼’(사진)은 바이외 태피스트리에서 착안해 역사 속 여성의 노동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이다. 전시장 중앙에 원형으로 매달려 있는 여덟 개의 태피스트리에는 한국 근현대 여성들의 노동 이야기가 담겼다.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현계옥과 정칠성, 호미를 들고 독립운동에 나선 제주 해녀 부춘화 등 3명,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위험한 노동 현장에서 일한 소녀들이 대표적이다. 이는 자수라는 장르와 만나 역사에서 잊힌 수많은 여성 노동자의 이름과 기여를 상기시킨다.
태피스트리 작품과 주변에 있는 조각 소품들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전시 기간 중 다섯 차례 진행된다. 드럼 연주를 배경으로 공연자들이 태피스트리에 수놓인 이야기와 장면을 토대로 한 춤과 움직임을 보여주는 식이다. 잊힌 존재들을 몸짓으로 다시 불러낸다는 점에서 일종의 제의(祭儀)와도 같은 퍼포먼스다. 한 관람객은 “설치 작품이 퍼포먼스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퍼포먼스 일정은 아트선재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영인은 석남미술상(2003년)과 김세중조각상(2011년)을 수상하고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에 선정된 중견 작가다. 여성 외에도 그는 동물 등 그간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존재들의 소중함을 다양한 매체로 조명해왔다. 이번 전시에 나온 ‘우연한 낙원’이 대표적이다. 작가가 비무장지대에서 처음 두루미를 마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상 작품으로, 인간의 말을 두루미 울음소리로 변환해 시(詩)를 낭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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