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체납한 80대, 위장이혼한 아내 집에 현금다발 숨겨놨다

서울 강남 상가를 되팔아 수백억 원대 차익을 남긴 80대 A씨는 소형 오피스텔로 주소지를 옮기고 매각 대금은 현금 상태로 전처의 옷방에 숨겼다. 수십억 원대 양도세를 체납한 A씨가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국세청 조사관들은 전처 주소지를 다섯 차례 탐문한 결과, A씨와 전처가 실제로는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위장 이혼’ 사례라는 점을 확인했다. A씨가 이 주택에 실제 거주한다는 점을 확인한 조사관들은 전처의 단독주택 2층 옷방에서 억대의 현금 다발을 찾아냈다.
국세청은 “세금 납부는 회피한 채 재산을 숨기고 호화 생활을 누리는 고액·상습 체납자 710명에 대한 재산 추적 조사에 최근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의 체납 규모는 모두 1조원대로, 1인 최대 체납액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아파트 양도소득세를 피하려 아내와 위장 이혼하고 재산을 아내에게 넘긴 60대 B씨도 국세청 조사 선상에 올랐다. B씨는 서울의 한 아파트를 팔고 양도소득세를 줄이려 당초 취득 금액을 부풀려 신고했다. 이 사실이 적발돼 수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고지받았지만 이조차도 내지 않았다. 양도소득세 고지서를 받은 직후 A씨 부부는 협의 이혼했고, 또 다른 아파트는 재산 분할 형태로 전처에게 넘겼다. 조사 대상 체납자 상당수는 세금은 내지 않은 채 도박과 명품 가방 구입, 고가 주택 거주 등 사치 생활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 원대 상가 양도소득세를 신고조차 하지 않은 70대 C씨 집을 찾은 국세청 조사관들은 C씨의 등산 배낭에서 억대 현금과 금괴 뭉치 수백 돈을 발견해 3억원을 징수했다. 또 다른 체납자의 아파트에서는 신문지로 덮어 쓰레기로 위장한 10만원권 수표 다발이 확인되기도 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체납자가 숨긴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2064회의 현장 수색, 빼돌린 재산을 돌려받기 위한 1084건의 민사소송 등을 거쳐 2조8000억원을 징수했다고 밝혔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재산 추적 조사·명단 공개·출국 금지 등 강제 징수 수단을 총동원하는 한편, 경기 부진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생계형 체납자에게는 분납을 유도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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