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 투입이 시위대 자극…1992년과 지금은 상황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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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엘에이)에서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엘에이 폭동' 사태 당시 총기로 무장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두고 엘에이 한인회가 비판 성명을 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가장 큰 트라우마가 1992년 엘에이 폭동이다. 그때는 지금 시위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했다.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냈다. 당시의 이미지, 한인 남성이 총기를 들고 옥상에서 가게를 지키는 모습을 대통령 장남이 올린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그 사진을 본 사람은 '지금 엘에이 시위가 이러하니 총기를 들고 나가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둘째로는 한인들이 타깃(공격 목표)이 되어 피해를 입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해, 이번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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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엘에이)에서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엘에이 폭동’ 사태 당시 총기로 무장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두고 엘에이 한인회가 비판 성명을 냈다. 한인회는 성명에서 “경솔한 행동”이라며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절대로, 절대로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엘에이 한인회의 스티브 강 이사장을 <한겨레>가 9일(현지시각) 인터뷰했다.
― 성명을 낸 계기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가장 큰 트라우마가 1992년 엘에이 폭동이다. 그때는 지금 시위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했다.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냈다. 당시의 이미지, 한인 남성이 총기를 들고 옥상에서 가게를 지키는 모습을 대통령 장남이 올린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그 사진을 본 사람은 ‘지금 엘에이 시위가 이러하니 총기를 들고 나가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둘째로는 한인들이 타깃(공격 목표)이 되어 피해를 입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해, 이번 성명을 냈다.”
― 한인 사회 분위기가 많이 긴장돼 있나.
“지금 시위는 도심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과거 경험이 있다 보니 긴장 중이다. 한인회 내 태스크포스팀(TF)팀을 꾸렸고 내일(10일)은 총영사관, 한인사회 리더들과 엘에이 시장이 모여 회의를 하기로 했다. (이번 이민 단속 반대 시위의 도화선이 된) 6일 이민자 단속이 도심의 패션 거리, 한국으로 치면 동대문 같은 곳에서 시작됐다. 그곳의 한인 업소들, 한인 의류 공장이나 매장 직원들이 단속을 무서워해 나오지 않고 있다. 또 한인타운에선 식당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손님도 줄다 보니 문을 닫은 곳이 많다. 이전부터 이곳 경기가 나빴는데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 1992년과 상황이 다르다고 보나.
“그렇다. 아직까지는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본다. 가장 많이 사람이 몰렸던 것이 (군 투입을 발표한) 8일 저녁 3000명 넘는 시위대가 모여 고속도로도 차단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오늘은 아직까진 비교적 평온했다. 오늘 밤이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군 병력을 더 투입한다는 속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1992년엔 주지사가 먼저 투입을 요청했었다. 이번엔 주에서 전혀 필요 없다고 했는데도 (연방 정부가)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오늘 해병대까지 추가로 투입해 상황을 더 자극하고 있다.”
― 일요일 시위 규모가 늘어났던 것도 군 병력 투입 발표 영향이 있다고 보나.
“확실히 그랬던 것 같다. 경찰이 충분히 다 통제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군을 투입해 시민들을 자극했고, (거기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더 나와 충돌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 아직까진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 충돌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경우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최악의 경우 ‘제2의 엘에이 폭동’으로 번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발 그렇게 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 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엘에이시가 인근 시·카운티 등 다른 치안 인력에 지원 요청을 해, (이웃 도시 경찰 등이) 와서 돕고 있다. 일요일 상황을 거울삼아 이번엔 고속도로 나들목도 미리 차단했다. 시위는 주민의 헌법상 정당한 권리지만, 폭력 사태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당부도 시·주정부에서 계속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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