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스스로도 "미친 자들"…화상진료하며 수백억 적자 쌓인 이 병원
"24시간 응급실 운영해도 '응급실 가산료' 못 받아…화상 전문병원 등 별도 지원 체계 만들어야"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은 대학병원 유일의 화상전문병원입니다. 서울 '빅5' 병원(서울성모·삼성서울·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대병원), 국내 최고 외상센터인 아주대병원에서도 화상 환자를 저희 병원에 보냅니다. 그런데 정작 한강성심병원은 10년 넘게 적자이고 운영이 어렵습니다. 별도로 전문병원을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국내 최고 화상전문병원으로 꼽히는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의 허준 원장(54·사진)이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병원 집무실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988년 중앙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외과 전문의인 허 원장은 한강성심병원의 화상외과 임상과장을 역임한 전문가다. 지금도 화상 전문의로 월 6번의 야간 당직 근무를 선다. 한강성심병원은 전국 374개 병원(상급종합병원 45개소·종합병원 329개소)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3년 4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종합 평균 95.33점으로 전국 1위에 오르기도 한 병원이다.

허 원장은 "한강성심병원은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병원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연간 1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다가 2022년 6월부터 병원 운영 효율성을 높이면서 적자를 줄였고, 지난해 약 80억원 수준으로 적자 규모를 낮췄다"고 말했다. 이어 "한림대의료원을 운영하셨던 고(故)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께서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는 공공성을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하므로 적자가 나더라도 운영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그 뜻에 따라 지금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병원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도 스스로 '미친 자들이 모였다'고 표현할 정도"라며 "수준높은 진료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정책상 진료수가가 낮아 보상을 제대로 못 받는 구조"라고 전했다. "실질적으로 화상을 볼 줄 아는 의사는 한정적인데 화상 전문 진료가 의료계 내에서도 '3D' 분야가 되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피부과, 성형외과 개원의가 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같이 대학병원에서 일 해주는 식구들이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허 원장은 "우리 병원에도 의료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소신껏 진료하고 타당한 진료를 하고 과잉진료를 하지 않았을 때 그에 대한 부분이 유지될 수 있는 선을 만들고 환자들과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게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별도의 전문병원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한강성심병원은 화상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는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응급의학과 의사를 채용하지 않은 등의 이유로 응급실 가산료를 받지 못한다. 빅5에서 보지 못하는 중증 화상 환자를 진료해도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종합병원이기에 그보다 낮은 보상 수가를 받는다.
허 원장은 "중환자실 수가도 대형병원 대비 많이 낮다. 화상환자만 봐서 의료질평가 기준 0점으로 등급이 낮기 때문"이라며 "등급 차이 때문에 똑같은 진료를 하고도 저수가에 허덕이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최근 정부에서 24시간 진료지원 부분을 정책으로 만들었는데 일부 아주 미세하게 보상되는 형태"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분야인데 소외돼 있던 분야, 필수의료와 전문병원을 위한 별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사라면 모두 진료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고 그에 대한 지원책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소아 병원 '뺑뺑이'는 일차의료가 무너진 것인데 이를 바로 세우고 의료 네트워킹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1년 4개월째 지속 중인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가 10년 이상의 로드맵을 그리고 단계적 계획을 짜고 의료계와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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