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하반기' 셀비온, 국산 RPT 첫 허가 분수령에 키트루다 병용임상 돌입까지

정기종 기자 2025. 6. 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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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치료제 'Lu-177-DGUL', 단독 2상 톱라인 3분기 발표…2상 후 조건부 허가 신청 가능
이달 MSD '키트루다'와 병용 1상 IND 제출 예정…"하반기 투약 시작, 이르면 내년 종료"

셀비온이 하반기 기업가치 향방을 좌우할 분수령을 맞이한다. 먼저 국산 1호 방사성의약품(RPT) 상용화를 노리는 전립선암 치료제 허가 여부를 가를 임상 결과가 나온다. 또 글로벌 매출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을 앞두고 있다. 각각 폭발적 매출 성장과 글로벌 기술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호재라는 점에 주목도가 높다.

10일 셀비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Lu-177-DGUL'과 MSD 키트루다의 병용요법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IND 승인이 이뤄지면 올 하반기엔 투약이 시작된다. 이는 3분기 예정된 단독요법 임상 2상 톱라인(주요지표) 결과와 함께 기업가치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u-177-DGUL은 RPT 전문 개발사인 셀비온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치료제로 적은 내성 빈도와 부작용, 신속한 개발 속도 등이 강점이다. 그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품목이 10여개에 불과해 개화 전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2022년 허가된 노바티스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는데 성공하며 상업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현재 전 세계 항암치료의 최우선 순위 선택지로 꼽히는 면역항암제의 내성 극복 가능성이 조명되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 확보 시도가 이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 2023~2024년에만 노바티스, 일라이릴리,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방사성 의약품 기업을 잇따라 인수했고, 최근 막을 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도 면역항암제와 RPT 조합 가능성 모색 노력이 줄을 이었다.

Lu-177-DGUL을 앞세운 셀비온은 아직 부재 중인 국산 RPT 치료제의 첫 상용화 도전 기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현재 글로벌 RPT 대표 품목인 플루빅토와 비교해 우위에 있는 임상 데이터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도출된 임상 2상 중간 결과에서 47.5%의 객관적 반응률(ORR)로 플루빅토(29.8%)를 상회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월 키트루다를 보유한 MSD와 병용 임상을 위한 협업에 합의했다. 다양한 병용 후보를 찾고 있는 글로벌 매출 선두 의약품의 첫 RPT 파트너 후보라는 점에 의미가 부여된다. 임상 신청을 앞둔 병용 1상(30명 대상)은 Lu-177-DGUL 단독 치료군과 키트루다 병용 투여군으로 나눠 무증상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비교 평가해 안전성을 검증한다.

박재민 셀비온 부사장은 "앞서 단독 임상 2상에서 91명(표본환자 73명)을 모집해 본 경험이 있어 그보다 적은 환자 모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환자 모집이 속도 결정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이르면 내년 안에 임상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투약을 마무리 한 단독 임상 2상 결과 역시 3분기 톱라인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단독 2상 결과는 조기 상용화를 통한 매출 기반 확보 여부와 직결된다. Lu-177-DGUL은 지난 2021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다.

임상 2상의 핵심적 지표가 공개되는 톱라인 결과 허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플루빅토 외 마땅한 대안이 없는 국내 상황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와 경쟁할 국산 신약 탄생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갖게 된다. 셀비온은 목표 중인 내년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될 경우 연간 21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23억원)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약가 역시 플루빅토의 90% 이하 수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점진적 점유율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를 노릴 수 있다.

박재민 부사장은 "Lu-177-DGUL의 환자군인 중증 전립선암 환자들의 80% 이상은 국내 대형병원 5곳에 몰려있는 실정"이라며 "이미 진단 영역 공급 경험을 통해 해당 의료기관에 대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허가 후 직접 공급도 가능하며,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놓고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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