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들어갈 때마다 3m 클라이밍…‘기안 생고생’ 예능 통한 이유

김민제 기자 2025. 6.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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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은 마을 루클라.

'힐링 예능' 홍수 속에서 기안84표 '생고생 예능'이 정반대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태계일주4'는 네팔에 간 기안84와 덱스, 빠니보틀, 이시언의 여정을 담은 여행 예능이다.

앞서 지난 4월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예능 '대환장 기안장' 역시 힐링 트렌드를 거스르는 시도가 통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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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계일주’ ‘기안장 대환장’ 인기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의 한 장면. 문화방송 제공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은 마을 루클라.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첫 관문으로 불린다. 가장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궁금해 이곳을 찾은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는 한 식당에서 셰르파(에베레스트 인근에 사는 소수민족 이름이자 산악 안내인 혹은 짐꾼을 일컫는 말) 소년 타망과 라이를 만난다. 호기심에 동행을 결심하고, 소년들처럼 30㎏의 짐을 머리에 이고 1박2일 동안 산을 오른다. 미안한 마음에 짐을 가져가려는 소년들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너는 매일 들지만 나는 오늘 하루만 드니까 내가 끝까지 들게.” 문화방송(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태계일주4)의 한 장면이다.

‘힐링 예능’ 홍수 속에서 기안84표 ‘생고생 예능’이 정반대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인들과 고단한 일상을 함께 보내는 모습이 신선한 재미를 준다는 반응이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의 한 장면. 문화방송 제공

‘태계일주4’는 네팔에 간 기안84와 덱스, 빠니보틀, 이시언의 여정을 담은 여행 예능이다. 시즌1 볼리비아, 시즌2 인도, 시즌3 마다가스카르처럼 이번에도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 여행지를 택했는데, 또 다시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화제성 조사에서 티브이(TV) 비드라마 일요일 부문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5화 기준 분당 최고 시청률 5.2%, 전국 시청률 4.4%를 기록했다.

즐기고 맛보고 휴식을 취하는 흔한 여행 예능과 차별화된다는 점이 ‘태계일주’ 시리즈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이틀간 셰르파로 살며 수십㎏에 달하는 짐을 이고 등반하고, 네팔의 구르카 용병 학원에 입소해 혹독한 훈련에 도전하기도 한다. 식사는 네팔 현지 음식 ‘디도’(곡물 가루를 반죽해 만든 떡과 비슷한 음식)나 라면 등으로 간단히 때운다. 미식을 즐기기보다는 허기를 해결하는 게 대부분이다. “멀리서 보면 동화, 가까이서 보면 다큐”라는 기안84의 말처럼, ‘태계일주’ 멤버들은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여행이 아닌, 삶과 사람을 만나는 여정을 떠난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의 한 장면. 문화방송 제공

멤버들은 현지인들과 함께 고생하며 깊은 유대감을 갖는데, 이 또한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셰르파 소년 타망은 기안84와 헤어지고 몰래 눈물을 훔치고, 구르카 용병 학원 청년들은 멤버들의 약한 체력과 얕은 지식에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함께 라면 파티를 벌인다. 여기에 멤버들의 둥글둥글한 성격과 빠른 적응력, 친화력으로 편안한 재미가 배가된다.

앞서 지난 4월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예능 ‘대환장 기안장’ 역시 힐링 트렌드를 거스르는 시도가 통한 사례다. 기안84가 울릉도 바다 한가운데 직접 설계한 민박집 ‘기안장’을 ‘띄우고’ 숙박객을 받는 형식이다. 기안장에 들어가려면 3m 넘는 높이의 클라이밍을 해야 하고, 층을 이동하려면 계단 대신 봉을 이용해야 한다. 숟가락이 없으면 젓가락으로 먹고, 그마저도 없으면 손으로 밥을 퍼먹는다. 역발상이라는 호평 속에 공개 직후 한국 톱10 시리즈 1위,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6위에 올랐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힐링 예능이 식상해질 무렵, 전혀 다르면서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고, 쉽게 가지 못하는 여행지를 택해 대리만족을 시켜줬다”고 분석했다. 또 “무엇보다 기안84의 특이한 캐릭터도 한몫한다”며 “뭔가를 꾸미는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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