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토 왕국’ 넘어 신약까지…비아트리스코리아의 두 번째 도전

원종혁 2025. 6. 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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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터 대표 “신약·AI·디지털 전략으로 한국서 변화 속도 높일 것”
비아트리스코리아 빌 슈스터 대표이사.

"한국은 글로벌 임상시험의 허브이자 신약 전략의 테스트베드입니다. 비아트리스도 그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빌 슈스터 비아트리스코리아 대표는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비아트리스는 단순히 특허만료약을 유통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제 신약·AI(인공지능) 기반 조직 혁신에 나선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익힌 신중한 리더십과 빠른 실행력을 결합해 한국 시장에서 비아트리스의 성장 엔진을 새로 짜고 있다.

글로벌 제네릭(복제약) 강자 '마일란'과 화이자 브랜드약 사업부 '업존'의 합병으로 탄생한 비아트리스는 최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그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슈스터 대표가 2년 전 한국에 부임했을 때 비아트리스코리아는 명확한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특허만료약 중심의 포트폴리오 한계를 넘어 조직 혁신과 신약 진출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12년간 체득한 '신중하지만 실행력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 조직을 재편했다.

"비아트리스는 신약 중심 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속에 고품질 치료제 수요가 커지고 있어 글로벌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실제 비아트리스코리아는 병원 중심 '고투마켓(Go-to-Market)' 전략으로 조직을 재정비했고, AI 기반 영업·마케팅 전략도 가동 중이다. 아울러 신약 글로벌 3상 임상 허브로서 한국 시장의 전략적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의료계 혼란 속에서도 시장 선두권을 유지한 비아트리스코리아. 취임 2주년을 맞은 슈스터 대표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비아트리스의 새로운 도전과 한국 시장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조직문화 혁신→위기 대응→신약 중심으로 진화

아일랜드 출신의 슈스터 대표는 미국과 유럽, 일본을 거쳐 2년 전 한국에 부임했다. 그는 "빠른 실행과 직설적 커뮤니케이션 중심이었던 나의 리더십이 일본에서 보다 포용적이고 신중한 리더십으로 다듬어졌다"며 "한국에서는 이를 다시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일랜드와 한국은 역사적 공감대, 공동체 중심 문화 등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한국은 이제 나와 가족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도 전했다.

취임 첫 해인 2023년, 슈스터 대표는 성과보다 조직문화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 비아트리스는 이미 실적이 좋았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선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는 문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는 주니어·중간관리자 중심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전사적 라운드테이블과 인터뷰를 통해 조직 내 핵심 가치와 방향성을 재정립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의정 갈등과 시장 혼란이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이에 슈스터 대표는 '고투마켓' 전략을 과감히 전환해 대응했다. "병원과 의원 채널의 중복 구조를 없애고 비아트리스는 병원에, 파트너사는 의원에 집중하도록 재정비했습니다." SK케미칼(통증)·제일약품(심혈관)과의 협업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그는 "내 리더십 스타일은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에 가깝다"며, 구성원에게 비전과 자율성을 부여하고 일·삶의 균형을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시장 경험…"한국, 더 민첩하고 디지털 친화적"

비아트리스는 화이자에서 분사한 특허만료약 사업부 업존과 제네릭 글로벌 1위 마일란의 합병으로 2020년 출범한 기업이다. 지금까지는 고지혈증약 '리피토', 고혈압약 '노바스크', 통증약 '리리카' 등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브랜드와 제네릭 중심 사업모델이 주를 이뤘지만 변화가 시작됐다.

슈스터 대표는 "지금 비아트리스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에는 후기 단계(3상) 신약 자산들이 다수 개발 중이며 한국 시장 도입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허가·메디컬 부문은 자체 역량만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마켓 론칭 전략·조직 역량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반 혁신도 추진 중이다. 비아트리스코리아는 마케팅 성과 예측, 자원 배분 최적화,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설계를 위한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슈스터 대표는 "일본은 소수 대형 도매상 중심, 한국은 다수 도매상 경쟁 구조로 유통 환경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한국 의료진은 일본보다 훨씬 더 직설적이고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 비아트리스의 고투마켓 전략도 한국의 특성에 맞춰 설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팬데믹 이후에도 디지털 기반 소통을 선호하지만, 한국은 빠르게 대면 중심으로 회귀하는 특징이 있다는 평가다.

현재 비아트리스의 한국 내 매출은 전체 글로벌 매출의 3% 미만이지만, 글로벌 조직 내 전략적 가치는 크다. 슈스터 대표는 "한국은 13번째로 큰 시장이며 특히 글로벌 임상시험의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 국가 3상 임상뿐 아니라 글로벌 다국가 임상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본사에서도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품목인 리피토는 25년 이상 처방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스타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슈스터 대표는 "리피토는 단일제뿐 아니라 복합제(리피토 플러스) 까지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접근해 의료진의 다양한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혈관·통증 질환 등 고령화 수요 확대에 맞춰 핵심 브랜드 중심의 기반 사업을 지속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슈스터 대표는 한국 의료 위기 대응에서도 글로벌 본사와 긴밀히 소통 중이다. "본사에 한국 상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변화된 시장 환경을 새로운 뉴노멀(New Normal)로 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비아트리스는 신약 중심 회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 변화의 속도를 높일 것입니다. 환자가 고품질 의약품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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